‘뻣뻣한 목’ 고혈압 때문? – 고혈압 제대로 알자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김재형)는 지난 15년간(1990~2005년)의 한국인 고혈압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고혈압 관리에 희망이 비치고 있다는 분석을 21일 내놨다.

학회가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고혈압 유병률은 1990년 27.8%(남 28.9%, 여 26.6%), 1998년 29.1%(남 31.1%, 여 27.0%) 등으로 유병률이 조금 높아졌다가 2001년28.6%(남 31.5%, 여 25.6%), 2005년 27.9%(남 30.2%, 여 25.6%)로 다시 낮아졌다.

주목해야 할 점은 고혈압에 대한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주요 3대 관리지표의 변화다. 유병률은 15년 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고혈압 환자들의 고혈압에 대한 인식률은 2배, 치료율은 3배, 조절률은 5배나 높아졌다. 그만큼 국민적으로 고혈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학회는 `안심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학회는 고혈압 유병률이 1990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고혈압 환자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학회는 현재의 추세로 볼 때 2010년에는 고혈압 환자가 824만명을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대국민 고혈압 조사 활동과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벌이면서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꼭 알아야 할 `고혈압 상식'을 정리 발표했다. 학회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 목이 뻣뻣한 것은 고혈압 때문? = 많은 사람들이 `뒷골이 당긴다'는 표현을 한다. 이는 목이 뻣뻣함을 의미하는 말로, 대다수는 이를 두고 고혈압의 증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이 뻣뻣한 증상은 거의 모든 경우 고혈압과 관련이 없다.

간혹 고혈압이 목이 뻣뻣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갑자기 혈압이 증가하거나 매우 심한 고혈압일 때나 가능하다. 물론 목이 뻣뻣한 사람이 혈압을 측정하면 혈압이 높은 경우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는 원래 고혈압이 성인에게서 흔하기 때문이지 고혈압 탓으로 목이 뻣뻣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죽염이 고혈압에 좋다? = 죽염이 고혈압 등 만성성인병 치료와 예방효과를 지녔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다수 의사들은 죽염이 과학적으로 일반 소금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특히 소금은 고혈압의 중요한 원인이다. 소금 속 나트륨 성분이 혈관에 물을 많이 끌어들여 혈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고혈압환자는 소금 섭취량을 하루 6g 이내로 줄이고 국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6g은 짠 맛에 익숙한 혀가 견딜 수 있는 최소한의 소금량이다.

■ 약으로 혈압이 조절됐다면 약물을 중단해도 된다? =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저염 식이요법을 통해 혈압이 충분히 내려가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다. 단 약을 먹고 혈압이 잘 조절되더라도 약물을 끊으면 다시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약물을 복용할 때는 전문의와 상담 없이 임의로 건너뛰거나 반 알로 쪼개어 복용하지 말고 정해진 용량을 하루 중 일정한 시간에 맞춰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120/80 mmHg 아래로 떨어지면 안된다? = 고혈압 환자의 일반적인 목표 혈압 수치인 140/90mmHg 미만은 치료시 최소한의 목표치일 뿐이다. 120/80 mmHg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다른 위험성이 높아지지는 않는 만큼 혈압이 낮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

■ 고혈압은 유전이다? =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80% 정도 된다. 고혈압의 발병이 100% 유전이라고는 속단할 수 없지만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에다가 나쁜 생활 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이 겹치면 고혈압은 더욱 잘 발생할 수 있다.

■ 마른 사람은 고혈압이 없다? = 비만이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일수록 고혈압 발생 빈도가 높다. 하지만 마른 사람도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잘못된 식습관을 지녔다면 말랐더라도 고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참고로 체질량지수(BMI)가 1이 증가하면 고혈압 발생 위험은 12% 증가하게 된다는 조사가 있다.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 균형 잡힌 식생활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고혈압 약을 계속 먹으면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 고혈압 약이 신장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상식이다. 오히려 신장 기능이 좋지 않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는 약물을 통한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매우 유익하다.

■ 고혈압 약을 계속 복용하면 정력이 감퇴한다? = 발기부전은 50세 이하에서 약 4%의 유병률을 보이지만 50대에서는 26%, 60대에서는 40%로 높아진다. 이 같은 원인은 나이 탓이 가장 크다. 고혈압약이 발기부전을 증가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 노인들은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 고혈압약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약을 끊어서는 안된다. 보통 다시 혈압이 상승하기까지는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혈압이 떨어진다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

■ 고혈압은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병이다? = 남성에 비해 여성의 심장은 크기가 작고 심장의 박동수가 3~5회 정도 빠르다. 또한 여성은 심장주기가 월경주기, 피임 및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에 이르기까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그에 따라 고혈압은 물론 관상동맥질환, 고지혈증 등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심각한 질환이다. 실제로 고혈압 발병률은 성인 초기에 남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나지만 50대가 넘으면 여성에서 급격히 높아진다. 60대 이후가 되면 고혈압 유병률은 남녀간에 차이가 없어지거나 여성에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평상시 혈압은 정상이지만 의사 앞이나 진료실에서 혈압을 쟀을 때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고혈압'인 경우도 많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 = 저혈압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정상보다 떨어진 상태로 심장의 짜내는 힘이 떨어지거나, 혈관 속을 흐르는 피의 양이 줄거나, 아니면 혈관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저혈압 상태가 되면 마치 수압이 정상 이하로 떨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은 적정량의 피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각 조직이나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가 모자라게 돼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저혈압은 단순히 혈압이 다소 낮은 상태를 말한다. 보통 어지럽거나 얼굴이 창백한 경우, 기력이 없는 경우에 혈압이 약간 낮으면 저혈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부분은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이며 이 정도의 저혈압은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만성 저혈압의 경우 동맥경화의 진행속도가 늦어 평균수명이 10년 정도 더 길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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