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게 깜깜해 보이는 날이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듯한 하루.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때, 헬렌 켈러의 이야기가 마음을 스쳤다. 태어난 지 채 두 살도 안 되어, 그녀는 빛도, 소리도 잃었다. 손끝으로만 세상을 느끼며 살아야 했던 어린 소녀. 고요한 어둠 속에서, 차가운 침묵 속에서, 그녀는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헬렌은 포기하지 않았다. 손바닥 위를 스치는 작은 손짓, 물의 촉감, 바람의 숨결을 배워가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세상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 누구보다 빛나는 목소리로 외칠 수 있었다. "세상은 아름답다." 그녀의 삶은 완전한 빛도, 완전한 소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증명해 보였다.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사람은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그녀를 떠올리며, 그녀는 가만히 손을 펼쳤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귀에 들리지 않아도, 어딘가에 있을 따뜻한 것들을 믿으며. 슬픔으로 가득했던 마음에, 아주 작은 희망 하나를 다시 심었다. 슬픔을 넘어선 것은 기적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아도 믿는 용기, 들리지 않아도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