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모든 것이 무너진 것만 같았다. 직장도 잃고, 사랑하던 사람과의 이별도 겹쳐, 세상은 텅 빈 무대처럼 느껴졌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마음속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슬픔이 있었다. 그는 방 한구석에서 우연히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에디 제이쿠. 가족과 친구를 모두 잃고, 죽음의 수용소를 지나온 사람. 그런데도, 그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라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감사할 수 있다는 그의 고백은, 차가운 심장을 조용히 두드렸다. '나는 아직 숨 쉬고 있구나.' '나는 아직 두 발로 걸을 수 있구나.' '나는 아직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구나.' 그 작은 깨달음이, 깊고 검은 슬픔 위에 조그마한 빛을 비췄다. 그리고 그는 결심했다. 이 슬픔을 지우려 하지 않겠다고. 대신, 이 슬픔을 안고 살아남겠다고. 살아남아, 언젠가 자신도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날 이후, 삶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매일 하나씩 찾아냈다. 따뜻한 햇살, 편의점 앞 커피 한 잔, 지나가는 강아지의 웃음. 그렇게 작은 것들로 하루를 살아냈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마음속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슬픔을 이긴 것은 특별한 용기가 아니었다. 그저 살아있다는 사실을 다시 껴안은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