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 약속

어수룩하고 때로는 밑져 손해만 보는 성 싶은 이대로

우리는 한 평생 바보처럼 살아버리고 말자.

우리들 그 첫날에

만남에 바치는 고마움을 잊은 적 없이 살자.

철따라 별들이 그 자리를 옮겨 앉아도

매양 우리는 한 자리에 살자.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불을 지피는

자리에 앉아 눈짓을 보내며 웃고 살자.

다른 사람의 행복같은 것,

자존심같은 것

조금도 멍들이지 말고,

우리 둘이만 못난이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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