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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용문사? 그 큰 은행나무 있는 데?”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굳이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용문사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듯했다. 이런 유명세는 ‘용문사 국민관광단지’라는 표지를 보고 길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길 양쪽으로 죽 늘어선 은행나무들에서 먼저 낌새를 느낄 수 있다. 원래 뭐 하나가 유명해지면 이런 저런 아류들이 무수히 쏟아지지 않던가. 찾는 이가 많은 절 입구가 대개 그렇듯이 용문산 용문사(龍門寺)도 속세의 때를 타고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산사(山寺)에 어울리지 않게 놀이동산이 떡 하니 자리잡고 앉아서 온갖 유행가들로 고성방가를 일삼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세월이 변하고 세태가 변했다고 하지만 면벽수도해야 할 스님들의 도량 바로 턱 밑에 이런 ‘놀이’ 시설이 있다는 건 좀 기가 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생 구제의 그야말로 ‘대승적(大乘的)’ 아량인 걸까.

놀이동산을 지나면 바로 ‘용문사’라는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는 일주문이 서 있다. 기둥을 휘감고 기세 좋게 올라가는 용이 새겨진 ‘용문(龍門)’이 사바세계와 정토(淨土)를 가르고 있는 듯 밖과 안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울창한 나무 때문이겠지만 어둡고 서늘한 기운이 신령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일주문에서 절 본체까지 길을 따라 서 있는 금강경, 법구경의 구절들을 읽으면서 걷다보면 굳이 불자(佛子)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정갈해짐을 느낄 수 있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단풍철, 용문사 일대는 제철이다. 눈 부시게 노란 은행나무들과 지천인 은행 열매, 그리고 예로부터 ‘서울 사대부 집마다 용문산의 산나물을 자랑 삼아 먹는다’고 할 만큼 명성을 얻고 있는 산나물. 이 정도만으로도 가을 타는 중생들이 찾아볼 만한 이유로는 충분할 것이다.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려온 용문산은 정상에서 뻗어내린 수많은 암릉과 암릉 사이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계곡들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용문산은 특히 가을의 단풍이 볼 만한 서울근교의 명산이다. 남한강과 홍천강으로 둘러 싸여 있는 용문산 주변에는 유명산을 비롯하여 중원산, 도일봉 등이 산세를 더 하므로, 그 웅장함과 산수의 조화로움이 아기자기한 묘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험난한 바위산 이기도 하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서울에서 당일산행이 가능한 용문산은 교통이 좋다는 이점이 있다. 청량리에서 열차를 이용 용문역에서 내려 산행할 수 있는 철도산행지 이기도 하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용문산 정상은 이전에는 출입금지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정상의 신선 바위까지 오를 수 있다. 정상은 시야가 확 트이며 용문들녁, 유명산, 중원산, 도일봉 등의 높고 낮은 산자락이 시야에 펼쳐진다. 하산은 올라온 길로 되돌아 내려온다.

용문산 남동쪽 기슭에는 거찰 용문사가 자리하고 있고 일대는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어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되어있다. 용문사는 신라 선덕왕 2년(913년)에 창건되었다는 유서깊은 고찰, 경내에는보물 제531호 부도 등 문화재가 여럿이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특히 천연기념물 30호로 유명한 용문사 경내에 있는 이 은행나무는 둘레 10m,높이 70m로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풍물시장을 방불케 하는 용문산 입구에 있는 시장에서 봄에는 산에서 캔 산나물과 버섯, 가을에는 산 과일과 도토리묵 등을 살 수 있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동양 최대의 은행나무

유명한 그 은행나무는 용문사 바로 앞에 절을 지키는 사천왕처럼 우람하게 서 있다. 안내문에는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나이가 1천 100년이 넘은 나무라는 말과 함께, 높이가 41미터, 줄기 둘레가 11미터로 동양 최대라고 돼 있는데, 높이 60미터, 둘레가 14미터로 나와 있는 자료도 더러 있는 걸 보면 안내판이 세워진 이후에 그만큼 자란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름값에 어울리게 대단한 연륜과 풍채를 지니고 있는데, 천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은행나무 침대’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는 설과,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를 내려 자란 것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오랜 세월 잦은 전란에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고, 조선 세종 때에는 정 3품의 벼슬인 당상직첩(堂上職牒)을 하사받기도 했다.

이렇게 범상치 않은 나무인지라 얽힌 전설도 많다. 어떤 사람이 이 나무를 자르려고 톱을 댔더니 그 자리에서 피가 쏟아지고 하늘에서 천둥이 일었다고 하며, 고종이 승하했을 때는 커다란 가지가 한 개 부러졌고 8.15해방과 한국전쟁 등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도 한다. 무엇이든 오랜 세월을 견디어 살아남으면 영물이 되는가 보다.

용문사는 신라 진덕여왕 3년인 649년에 원효가 창건했다고도 하고, 913년 신덕왕 때에 대경대사가 세웠다고도 한다. 경순왕이 직접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경기도의 금강산 - 용문산

위의 은행나무가 커보이지만 사실 더 큰 은행나무가 뒤에 숨어 있다는 사실…

아래 사진을 보면 위에 찍은 은행나무가 귀엽게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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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보물 정지국사 사리탑

숭불정책을 썼던 고려 시대는 물론이고, 조선 초기까지 상당히 번성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 태조 시절에 크게 보수공사를 했고, 세종조에는 수양대군이 어머니 소헌왕후 심씨를 위해 법당을 짓고 불상 2구와 보살상 8구를 봉안하는 등 왕실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예전 건물들은 1907년 의병 봉기 때와 한국전쟁 등으로 불타 없어지고 현재의 모습은 1958년에 재건된 것으로,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

용문사에는 은행나무 외에 또 하나의 보물이 있다. 보물 제 531호인 정지국사(正智國師) 부도(浮屠)와 비(碑)다. 태조 7년인 1398년에 만들어졌는데, 600여 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다. 비문은 조선초 유명한 학자이자 문신이었던 권근(權近)이 지었다.

비문에 의하면 정지국사는 고려 말 무학대사, 나옹화상 등과 함께 중국에서 공부했던 인물로, 법력은 높았으나 자취를 숨기고 홀로 수도에만 전념해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천마산 적멸암에서 입적했는데, 다비식을 치른 후 사리를 거두지 않자 제자의 꿈에 나타나 분부를 내렸고, 이에 사리를 수습하여 당시 개축 중이던 용문사 경내로 옮겨 사리 탑인 부도를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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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원의 하나인 용문산 상원사
용문사에서 은행나무 보고 감탄 한번 하고, 절 경내를 돌아보고, 정지국사 부도까지 찾아보고도 좀 서운하다면 산길로 3~4킬로미터 떨어진 상원사를 다녀가도 좋을 것이다. 상원사는 용문사와 함께 조계종 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末寺). 오대산, 치악산, 묘향산에 있는 상원사와 함께 ‘사상원(四上院)’에 속하기도 한다.

상원사를 소개한 안내문을 보면 용문산을 예전에는 ‘미지산(彌智山)’이라 했다고 한다. 불교에서 세계의 중심에는 ‘수미산(須彌山)’이 있다는데, 미지산이면 그 인근 어디쯤이라 생각하고 부른 이름이 아닐까.

신라 시대에 세워진 상원사도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이 자주 찾았던 곳이면서 세조가 이 절에서 백의관음(白衣觀音)의 모습을 직접 보고 절을 크게 개수했다는 내력이 있을 만큼 꽤 번성했던 사찰이지만, 역시 과거의 모습은 다 소실되고 작은 암자 정도의 규모로 근대에 재건되었다.

현재 상원사 한편에 스님들의 공부방을 짓는 공사가 한창인데, 이 절 만큼은 관광 사찰이 아닌 수도하는 도량으로 지키겠다는 주지(住持)의 뜻이 남다르다. 관광객들로 복잡해진 용문사를 의식한 때문이리라.

세상과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조용한 암자는 비단 수도승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낯 간지러운 일상을 초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내면의 안식처는 누구나 바라는 것일 테니까. 용문사는 속세를 멀리하지 않는 절이다. 산책 거리에 있는 위치가 그렇고 유명한 것도 사찰의 역사적 가치나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 법력 높은 고승이 아니라 키 큰 은행나무 한 그루다. 그래서 용문사에는 유치원 꼬맹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찾아오고, 또 누구나 친근하게 느끼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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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직행버스>
ㅇ상봉터미널-용문사 (하루 4회 운행하며 1시간 40분 소요)
ㅇ상봉터미널-용문(하루 26회 운행하며 1시간 10분 소요)
ㅇ상봉터미널-양평 (하루 26회 운행하며 2시간 30분 소요) 

<기차>
ㅇ무궁화호(청량리-용문)하루 3회 운행하며 50분 소요
ㅇ통일호(청량리-양평)하루 3회 운행하며 50분 소요
ㅇ비둘기호(청량리-양평)하루 3회 운행하며 1시간 15분 소요

 

[현지교통]
ㅇ용문-용문사 (하루 15회 운행하며 20분 소요)
ㅇ양평-용문사(하루 4회 운행하며 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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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안내]
서울 망우리고개 → 6번 국도 → 양평 → 용문터널 지나 구 국도로 진출 → 용문 → 용문교에서 331번 지방도로 → 6.5km → 용문사 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