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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를 사랑해서 이혼이 하고 싶습니다

우리 민법상 재판상 이혼은 이혼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합니다.

다만 민법이 규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혼인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시킨데 대하여 전적으로 또는 주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일방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다.

이를 이혼에 있어서 유책주의라고 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혼인이 파탄이 되었으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이혼을 인정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를 파탄주의라고 합니다.

우리 이혼법상 아직은 파탄주의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만약 그렇게 하면 아직까지는 사회적 지위가 열악한 여성으로서는 사실상의 축출이혼을 당하는 사례가 많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법원은 아직까지 유책주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즉 가정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유책주의에 입각한 법원의 태도가 꼭 그리 타당한 결론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배척한다고 하여 이미 파탄된 가정의 회복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이혼법도 궁극적으로는 파탄주의 이혼법으로 옮겨가야 됩니다.

다만 전제되어야 할 것은 이혼 후 양당사자의 생활수준의 형평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겠지요.

한편 현재 우리 나라의 법에서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는 유책배우자로부터 이혼청구를 받은 배우자도 이혼할 의사가 있고 그 의사를 소송중에 표시한 경우나, 속으로 이혼의사는 있지만 단지 이혼청구를 받은 배우자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사로잡혀 표면적으로만 이혼을 거부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행동을 하는 등, 이혼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유책배우자가 청구한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혼을 허용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법원은 1987.12.8., 87므44·45 사건에서 [갑남과 을녀간의 이혼의 파탄원인이 갑남과 그 부모의 을녀에 대한 냉대와 갑남이 을녀에게 제대로 생활비도 주지 아니하면서 부부싸움 끝에 을녀를 구타하는 등의 부당한 대우를 하는 데에서 비롯되어 을녀의 가출과 을녀가 갑남의 직장에 찾아가 피운 소란 등도 그 원인으로 경합되는 한편 갑남과 을녀가 본심·반심청구로써 각 이혼심판을 청구하고 있다면 두 사람 모두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명백하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을녀에게도 가출 등의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미 파탄된 이혼의 해소를 바라는 을녀의 이혼청구(반심)는 이를 인용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부부관계는 서로 상호적인 것이므로 혼인파탄의 책임도 많든 적든 부부 모두에게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부부 쌍방에게 같은 정도의 파탄의 책임이 있는 경우나 이혼을 청구하는 사람이 이혼을 청구받는 사람보다 파탄의 책임이 가벼운 때에는 이혼을 당하는 사람에게 이혼 의사가 없더라도 이혼청구는 인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