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발병원인 아직 못찾아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어른의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로 좌우에 하나씩 있고, 좌우 갑상선은 엷은 띠로 연결돼 일견 나비 모양을 하고 있다.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전체적인 대사를 조절하고, 태아의 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 혹은 갑상선 종양이라고 한다. 갑상선 결절은 양성 결절과 악성 결절(암)로 나뉘며 대부분 은 양성 결절이다.

양성 결절은 말 그대로 경과가 양호한 혹을 말하며, 비록 서서 히 커지더라도 미용상 보기에 안좋을 뿐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지 는 않는다. 그러나 악성 결절은 암이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 할 경우 생명에 지장을 초래한다.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지금까지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여러갑상선 암 가운데 하나인 갑상선 수질암의 일부에서 유전자 이상으로 암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 우 가족력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외국에서는 어렸을 때 소아암 치료를 위해 목부위에 방사전 수술을 받았거나 사고로 다량 의 방사선에 노출됐을 경우 갑상선암을 일으킨 예가 있다. 실제로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방사선 피폭 지역 사람들에게서 갑상선 유 두암이 많이 발생한 것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아직 발병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갑상선 결절은 매우 흔해서 성인의 약 5∼7%에서 나타난다. 이 중 대부분은 양성 결절이고 갑상선암은 결절의 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약 4명에서 새로운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한다. 갑상선암은 중년 여성에서 흔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가 증가한다.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혹(결절)으로 나타나는데, 그 크기는 다양 해서 눈에 잘 안보이는 아주 작은 것부터 주먹만큼 큰 것까지 있다.

갑상선은 침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아래 위로 움직이므로 목 앞 의 혹이 있는 경우 잘 관찰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갑상선암도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간혹 암이 매우 커서 주위 조직을 압박하는 경우에만 목의 이물감, 음식 을 삼킬때 걸리는 듯한 느낌, 목의 압박감이나 호흡곤란 등을 느낄 수 있다.

갑상선에 혹이 있다면 우선 병원을 찾아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겉으로 나타나는 소견만으로 암인지 여부를 정확히 감별하기는 어렵지만 다음의 소견들이 있으면 암일 가능성이 높으 므로 일단 알아두면 암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1. 여자보다는 남자에서 생긴 갑상선 결절이 암일 가능성이 높다.

2. 혹이 생겼다면 나이가 어리거나 혹은 많을수록 암일 가능성 이 높다. 20세 이전, 특히 사춘기 이전에 발생한 경우에는 암의 빈 도가 높게 나타난다. 또한 60세 이후에 발견된 결절의 경우에도 암 의 가능성이 높다.

3. 결절이 매우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졌다면 암의 가능성이 높다.

4.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렵다든지, 숨쉬기 곤란하 고 숨을 쉴때 쇠소리가 나는 등 결절에 의한 압박 증상이 있으면 암일 가능성이 높다.

5.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주위 조직에 유착되어 침을 삼 킬때 움직이지 않으면 일단 암을 의심해야 한다.

6. 갑상선 결절이 있는 쪽의 림프절이 같이 만져지면 암의 가능 성이 높다. 이상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악성 종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에 악성과 양성의 감별, 즉 암을 진단하는 데는 세포검사가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세포검사는 근육 주사나 채혈시 사용하는 일반 주사기로 갑상선 혹에서 약간의 세포 를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이다. 가는 주사침을 사용하므로 마취도 필요없고, 아프지도 않으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 가격이 싸고 정확 도도 95% 이상으로 매우 높다.

세포검사 이외에도 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스캔, 갑상선의 초음파 검사 등 보조적 검진기법도 갑상선암 확진에 도움이 된다.

다행히 갑상선암은 예후가 양호하므로 암의 진행 정도와 무관하게 우선적으로 갑상선 제거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암은 암세포가 전신의 각 장기에 퍼졌을 경우 원발 부 암종 제거마저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갑상선 암에서는 대체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라는 표현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갑상선암은 전신 전이가 나타나도 우선 갑상선 제거 수술을 하 게 된다. 이는 갑상선암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매우 좋으며, 특히 방사성 동위원소 요오드(옥소) 치료에 반응이 좋아, 일차적으 로 갑상선을 제거한 후 방사성 동위원소 요오드를 투여하면 전이된 암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암과 달리 갑상선 암에서 항암제 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갑상선암의 95% 이상은 잘 분화된 암으로 그 예후가 매우 양호하다. 수술로서 갑상선암을 제거하고 방사성 동위 원소 요오드 등 적절한 치료를 하면 거의 모든 환자가 천수를 누릴 수 있다. 이는 치료후 생존율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지금까지의 치료 성적을 종합해 보면 10년 내지 20년의 장기 생존률이 무려 90%이 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갑상선암은 치료만 잘 받으면 암으로 사망하 지 않는다는 결론, 즉 완치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갑상선암도 폐나 뼈 등 전신의 각 장기로 퍼진 경우에는 암이 목에만 국한된 경우보다 예후가 불량하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암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치료 효과가 좋아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 이 50%이상이다. 따라서 암이 전신으로 퍼진 말기 환자인 경우에도 성급하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갑상선암은 발견 후 치료를 적극적으 로 받으면 생존의 희망이 높은 흔치 않은 '운좋은' 암이기 때문이다.

(조보연 서울대의대 교수·내분비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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