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 폭리에 세금에… 국민만 뒤집어 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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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기름값에 지칠 대로 지친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헤매고 있다. 서민은 연례행사처럼 오르는 대중교통 요금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런 국민의 고통에는 아랑곳없이 정부는 안정적인 세수 확보에만 신경 쓰고 있다. 정유업체는 높은 세금만 핑계댄다. 국민이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유류 세제의 문제점, 안이하게 뒷짐만 지고 있는 정유업계의 실태 등을 집중 조명해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회사원 정모(40)씨는 집 주변에서는 자동차 기름을 넣지 않는다. ‘버블세븐’ 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휘발유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ℓ당 1700원대에 달한다. 차를 타면 10여분 거리인 경기 성남에만 가면 ℓ당 1500∼1600원대의 주유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버블세븐 지역에 전세를 사는 정씨가 ‘원정 주유’에 나서는 이유다. 기름값이 ‘고공비행’을 하면서 국민의 허리가 휘고 있다. 자가 운전자는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도 마찬가지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자동차 연료비는 소비자 물가보다 4배나 올랐다. 이 기간 자동차 연료비는 7.8% 뛰었다. 소비자물가는 1.9% 올랐을 뿐이다. 서민들은 경기 불황에 한푼이라도 아껴보려고 하지만 오르는 기름값에는 도리가 없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8.9%, 자동차용 LPG(액화석유가스)는 7.8%, 경유는 4.9% 올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전철요금은 10.9% 올랐으며 시내버스 요금도 8.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5배 안팎이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1분기 도시근로자 가구가 버스·전철 등 공공교통비로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6만3109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152원)보다 4.9% 늘어난 액수다. 차량 연료비와 구입비 등을 포함한 개인교통비 지출은 같은 기간 월평균 17만4400원에서 22만3000원으로 무려 27.9%나 늘어났다. 게다가 유류세 세제 개편이라는 기름값 상승 요인이 대기하고 있어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소형차와 경차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정유사의 공장도 가격이 내렸는데도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둔 희한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책 당국자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무연 보통휘발유 가격은 2월 첫째주 ℓ당 1394.18원을 저점으로 16주 연속 올랐다. 5월 다섯째주에는 1546.53원을 기록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파는 무연휘발유 값은 5월 넷째주 ℓ당 1495원에서 5월 다섯째주에는 1491원으로 내렸다. 4원이 내린 것. 그러나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4.75원 뛰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기름값 반영에 시차가 있지 않나 생각되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조사에 들어가면 주유소에서는 ‘기름값은 자율화돼 있다’는 답만 한다”고 말했다. 기름값 ‘착시현상’도 문제다. 국내 휘발유가는 2월 첫째주부터 5월 다섯째주까지 10.9%나 뛰었다. 그러나 60%에 달하는 세금을 제외하면 휘발유 값은 ℓ당 462.76원에서 611.16원으로 32.1% 폭등했다. 이 기간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5.56달러에서 64.71달러로 16.5% 오르는 데 그쳤다. 정유업체들은 이런 가격 구조에 대해 내막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고 있다. 김기동 기자 Tags: 경제 고유가 교통비 기름값 디젤차 정유사 주유소 휘발유값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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