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에서는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 수술 뒤 생길 수 있는 정맥 혈전증의 발생 빈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돼있다. 반면 서양 환자에서는 이 질환이 70%에서 생기며, 또 환자의 0.2%에서는 정맥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이 폐혈관을 막아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폐색전증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김영후 이화의대 동대문병원 한국인공관절센터 교수팀은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 교수팀은 지난1983년부터 우리나라 환자에서 인공관절 수술 뒤 생기는 정맥 혈전증과 폐색전증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혈전증 및 폐색전증을일으키는데 관여하는 유전자가 서양인의 경우 전체 환자의 5~8%에서 발견되는데 비해 우리나라 환자에서는 이 유전자들이 전혀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맥 혈전의 발생 빈도가 우리나라 사람이 서양 환자보다 눈에 띄게 낮고 혹 정맥 혈전이 생기더라도 치료가 거의 필요없었다. 또 정맥 혈전증의 합병증인 폐색전증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또 우리나라 환자에서는 관절 수술 뒤 피를 굳게 하는 것을막는 항응고제 치료가 거의 필요 없으며, 이 치료 때문에 생기는 위·장관 및 뇌출혈, 상처 치유 지연, 상처 감염 등을 피할 수있다. 김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2월 중순에 열리는 미국정형외과 학회에서 발표돼 미국 정형외과 전문지에 실리며, 또 우수 학술상도수상한다. 김 교수는 “최근 세계적 투자회사의 보고를 보면 관절 수술 뒤 정맥 혈전증의 예방과 치료에 쓰이는 항응고제의시장규모는 세계적으로 한해 약 50억달러, 국내에서는 한해 1000억원에 달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그동안 예방 또는 치료차원에서 투여하던 항응고제가 불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져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큰 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양중 기자 Tags: DVT 심부정맥혈전증 정맥혈전 항응고제 혈전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