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이섬의 추억 남이섬을 추억하는 것 혹은 남이섬의 추억 을 공유하는 것은 '밀교의 비의를 함께 외는 것이다,' 라는 게 내 생각이다. 혈기방장한 청춘의 뜨거운 추억이 묻힌 유력한 장소들 가운데 하나가 남이섬이기 때문이다. 85년인가, 유미리라는 가수가'젊음의 노트'로 이 섬에서 열린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탄 적이 있다. 그런데 민망하게도, 정말 민망하게도 대상이 확정되고 울먹거리는 그녀를 MC인 이문세가 인터뷰하는 도중, 객석에서 신발이 날아들었다.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지금도 그 장면이 기억에 생생한데, 자신이 응원하던 참가자가 상을 타지 못한 데 격분한 어떤 사람이 던졌을 것이라는 게 그때나 지금이나 정답에 가장 근접한 추측일 것이다. 헌데, 다시 생각해 보면, 축제의 열기에 만취한 상태에서 나온, 그 어떤 들썽거림이 작용한 해프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적의 없는 순수한 해프닝말이다. 어쨌든 그 당시만 해도, 아니 그 후로도 몇 년간 남이섬은 열정, 젊음, 낭만, 취기, 고백의 장소 그리고 ?젊음의 노트?로 명성을 유지했다. 그런데 1980년대까지 신인가수들의 중요한 등용문이 되었던 강변가요제는 80년대 말부터 별다른 히트곡을 내지 못하며 퇴조의 기미를 보였다. 연예기획사를 통해 신인가수들이 탄생하는 가요계의 추세에 밀려 1990년대에는 급격한 퇴락의 길을 걷더니 지난해부터 아예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그와 궤를 같이해 남이섬 역시 관광지로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인근 상권의 구태의연한 상술도 한몫했다. 그러기를 몇 년간. 그렇게 묻히는가 싶더니 남이섬이 최근 들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기존의 행락지에서 자연이 숨쉬는 생태 및 문화예술 공간으로. 남이섬은 누군가의 표현대로'경치는 운치로 소음은 리듬으로 유원지는 여행지로'라는 모토를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2. 추억을 밟으며 가는 길 남이섬으로의 여행은 추억여행, 과거 혹은 순수로의 회귀, 기억의 복원쯤으로 명명할 수 있겠는데 기실 추억, 과거, 순수, 기억은 남이섬 선착장에서부터가 아니라 찾아가는 길 곳곳에 심어져 있다. 우선 대성리는 수도권 대학생들의 MT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MT하면 경̶ Tags: 가평 강원도 경기도 남이섬 서울근교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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