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게해 줄 것은 이것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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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at 2006-10-06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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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회사에 입사하였다.
상업계 학교를 나왔기에 진학을 포기하고 들어간 회사에서 나는 그런 대로 적응을 하였다.

나와 같은 날 입사한 한 여자친구는 나와 단짝이 되어 내 회사생활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다.

내겐 꿈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대학을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회사일이 끝나면 입시학원으로 달려가 12시까지 강의를 듣곤 했다.

그런 다음날 녹초가 되어 출근하면 그 애는 드링크제를 매일 따주며 먹으라고 권했다.

정말 마음도 착한 애였다.

어느날 우린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난 돈을 벌어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진학하면 내 힘으로 공부를 하고 싶고, 그러러면 돈이 필요하잖아.
 그래서 회사를 다니지. 넌 왜 회사에 나오는데?"

그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난 우리집의 장녀야. 장녀로서 맡은 책임이 있어서..."

난 처음으로 그 애의 가정 형편에 대해 들었다.
그애의 아버지는 몇 년 전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때의 수술빚을 갚기 위해 어머니는 지금도 막일을 하시고,
아직도 학교에 다니는 어린 두 동생이 있다고 했다.

그애는 동생들이라도 공부시키기 위해 학비를 벌어야 한단다.

그렇게 티 하나 없이 밝은 얼굴에 그리 힘든 구석이 있는 줄을 난 그날처음알았다.

그러던 얼마 후 드디어 우리 회사에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왔다.

우리 둘 중 하나는 감원대상이었다.

난 며칠을 고민하였다. 며칠을 ~



그리고 나는 대학진학의 꿈을 접었다.

난 다음날 회사에 사표를 내고 말았다.



나보다 더 간절한 삶을 살아야 하는 그 애에게

내가 해 줄 것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Tags: 감동적인 글 구조조정 수필 좋은글 희생 희생정신 Share on Facebook Share on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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