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문의문화재단지’

문의문화재단지는 지역의 향토문화유적을 전송, 보전하기 위해 대청호 건너편에 조성되었다. 옛 객사인 문산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49호)을 비롯하여, 낭성면 관정리, 문의면 노현리, 부용면 부강리에 있던 전통가옥과 서덕길 효자각, 김선복 충신각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문의 가호리의 고인돌, 선돌 등 거석문화재도 볼 수 있으며, 양반가옥, 주막집, 토당집 등 선조들이 살아온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청원 '문의문화재단지'청원 '문의문화재단지'

약 3만 3천평 규모의 부지 위에 지방유형문화재 제94호인 문산관을 비롯하여 전통가옥, 민속자료전시관등 10동의 고건물과 장승, 연자방아, 성황당 등 옛 생활터전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였고 4천여평의 주차장을 비롯하여 약수터, 놀이광장등 편의시설을 갖추어 대청호와 함께 호반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주차장에는 야외 자동차 극장이 마련되어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인접한 곳에 약 3만여평의 청소년수련관이 건립되어 명실상부한 종합 휴양지로 조성되었다. 자가용으로는 약 20분이 소요되며 문의행 시내버스가 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관리사무소 (043)251-3545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 추천산행코스

산행코스1 : 문의문화재단지(불당골공원)(60분, 1km) -> 독수리바위(20분, 0.5km) -> 378고지(10분, 0.3km) -> 삼거리(20분, 0.3km) -> 양성산(40분, 1km) -> 불당골공원

산행거리 3.3km, 약 2시간 30분 소요

산행코스2 : 문의문화재단지(불당골공원)(60분, 1km) -> 독수리바위(20분, 0.5km) -> 378고지(10분, 0.3km) -> 삼거리(20분, 0.3km) -> 양성산(80분, 1.2km) -> 작두산(30분, 0.7km) -> 홈넘이고개(60분, 1.2km) -> 덕은이마을

산행거리 5.4km, 약 4시간 40분 소요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여긴 사실 드라이브 코스라기 보다는 등산코스라는 말이 적절하다.

인왕산은 서울특별시 종로구와 서대문구 홍제동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 338m이다. 전체가 화강암으로 구성된 서울의 진산(鎭山) 중 하나이다. 이 산의 능선을 따라 성곽이 이어지며 동쪽 산허리로 북악(北岳)과 연결되는 인왕산길이 지난다. 조선 초에 도성(都城)을 세울 때, 북악산을 주산(主山), 남산(南山)을 안산(案山), 낙산(駱山)을 좌청룡(左靑龍), 인왕산을 우백호(右白虎)로 삼았던, 조선조의 명산이다.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하고 곳곳에 약수와 누대(樓臺)가 있었다.
경치가 아름다워 이를 배경으로 한 산수화가 많은데, 특히 정선(鄭)의 《인왕제색도》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에 인왕산의 표기를 ‘仁旺’이라 하였으나, 1995년 ‘仁王’으로 옛지명이 환원되었다.

※ 코 스

제 1 코스
경복궁역 – 인왕산길 – 인왕천약수 – 정상 – 기차바위 – 무악재역

제 2 코스 독립문역 – 국사당 – 정상 – 기차바위 – 무악재역

제 3 코스
무악재역 – 놀이터 – 정상 – 북동릉 – 인왕산길 – 경복궁역

** 여기서 택할 코스는 제2코스 응용이다. 풍수지리에 관련한 인왕산을 보려면 제2코스가 제격!

※ 교 통 편

사직동 방면
서울시내(시청)에서 사직공원행 89, 150번 버스이용(10분소요)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하차 사직공원까지 5분거리

독립문 방면
서울시내(시청)에서 독립문행 89, 150번 버스이용(10분소요)
지하철3호선 독립문역 하차

무악재역 방면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하차

** 괜히 차 같은 거 끌고 갔다가는 고생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자! 굳이 차를 대고 싶다면 청구아파트 밑에 있는 현대아파트 근처에 차를 대라.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높이 338m 우백호 '인왕산'

죽림온천은 기본 ~ 모악산, 위봉폭포 그리고 마애석불 패키지

드라이브는 뭐니뭐니해도 중간 거점을 거쳐서 여기저기 다니는 맛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전주에서 마애석불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패키지를 소개 해본다.

전주→ 모악산(대원사 등)→죽림온천→송광사→위봉사(위봉폭포)→마애석불

# 전주

전주의 자연과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주제와 코스로 엮은 테마여행, 전통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와 음식과 풍류. 월드컵의 열기와 함께 전주의 명소도 둘러볼 수 있다.

# 모악산(대원사 등)

만경강과 동진강 사이에 펼쳐진 금만경 평야의 동쪽에 솟은 793m의 모악산은 노령산맥의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다. 1972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모악산은 11점의 국보급 문화재와 많은 지방문화재를 간직한 금산사를 안고 있으며 철따라 다양한 변화가 더욱 아름답다. 마치 어머니의 아늑한 품안과도 같은 정겨운 산이어서 수많은 등산객이 언제나 줄을 잇는다. 대원사, 수왕사 등의 사찰이 있다.

# 죽림온천

죽림온천은 전국 최고의 알카리성 유황온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수질이 우리 인체에 가장 적합한 PH 9.43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형 중조천이고 유화수소 함유량면에서도 2.85ppm으로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피부병, 관절염, 여드름, 습진 등에 좋다고 호평을 받는다. 온천을 배경으로 한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 아니라 특히 금계계곡은 온천객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는다.

# 송광사

송광사는 867년(신라 경문왕 7년) 도의 선사가 처음 세웠고, 그 뒤 보조국사가 건물을 보수했다고 전한다. 십자각으로 불리우는 범종각은 보물 제1244호로 지정되었고, 종남산 송광사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이 지방유형문화재 제4호로 그리고 최근에 사천왕상이 보물 제1255호로 지정되고, 소조삼불좌상은 보물 제1274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 위봉사(위봉폭포)

전국 30본 사찰의 하나로 지정된 바 있는 위봉사는 소양면 대흥리 주출산 마루턱, 위봉산성 안에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 용마루에는 청기와가 고색창연하게 박혀있고 건물이 20여 동이나 되는 대사찰이었으나 지금은 3동의 건물만이 옛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 가운데 보광명전은 보물 608호로, 요사는 지방문화재 제69호로 보존되어 있다. 위봉폭포는 주출산 허리에 자리잡고 있는 높이 60m의 2단 폭포로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 마애석불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이 석불상은 신라 말 고려 초에 유행하던 거구의 마애불좌상 가운데 한 예로 1979년 12월 27일 전북유형문화재 제84호로 지정되어 있다. 소발의 머리에는 육계가 큼직하게 표현되었고, 얼굴은 풍만하며 이목구비도 시원한 편이다. 체구는 넓은 가슴, 큼직한 무릎 등으로 당당하고 듬직하게 보인다.

죽림온천은 기본 ~ 모악산, 위봉폭포 그리고 마애석불 패키지

죽림온천은 기본 ~ 모악산, 위봉폭포 그리고 마애석불 패키지
죽림온천은 기본 ~ 모악산, 위봉폭포 그리고 마애석불 패키지
죽림온천은 기본 ~ 모악산, 위봉폭포 그리고 마애석불 패키지

20년전의 편지

” 현재 폭풍은 동해안으로 향하고 있으니 피서객은 각별한 주의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태풍은 A급 태풍으로…. “

라디오는 여전히 시끄럽게 울려대고 있었다.

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든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잠이 깬 듯 졸리운 눈으로 나를 한번 보고 싱긋 웃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정말 큰 마음 먹고 온 여행인데… 하필 폭풍이라니. 젠장.

창 밖으로는 한 길도 넘게 넘실대는 바다와,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비스듬하게 유리를 때리는 빗방울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와 파란 바람에 대한 기대가 여지없이 깨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그리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 이제 다 왔어? “

” 아니. 조금만 더 가면 돼. “

” 그럼 나 조금 더 잘께…. “

그래, 라는 소리를 하기도 전에 다시 고개를 파묻는 그녀를 보며

난 빙긋이 웃음지었다.

그래. 어쨌든 여행은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 괜히 내가 기분 나빠해서

그녀까지 기분 나쁘게 할 필요는 없겠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는 그녀와 나 둘 만을 덩그러니 남겨놓고

횡횡히 갈길을 가 버렸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우산을 받쳐들기 힘이 들었다.

자꾸 뒤로 뒤집히는 우산은 `나는 폭풍과 맞서기엔 너무 연약해요.

그냥 포기하고 비 맞으세요` 라고 빈정거리듯 귓속말을 건내고 있었다.

하지만, 폼으로라도 우산을 버릴 수 없어 고집스럽게 우산대를 잡고

20여분을 걸어 민박집에 도착했다.

” 계세요? “

” 아, 예약한 분들이시구만. 고생했수. 얼른 들어와요. “

” 네. “

” 폭풍 때문에 다들 예약을 취소해서, 아마 한동안 나가지도 못 할텐데. 괜찮겠수? “

” 그래도 여행 취소할 수가 없어서요. 괜찮습니다. “

” 이구… 바람이 하두 불어서 비를 다 맞았구만.
  내 옥수수라도 좀 삶아올테니, 들어가요. “

그녀와 나는 민박집 아주머니가 참 친절해서 좋다는 무언의 눈빛을

건낸 후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그리 크지 않았다.

다리를 뻗고 4명정도가 잘 수 있는 크기.

하지만, 오히려 크면 큰대로 을씨년스러울테니 둘이 지내기엔

딱 그 정도가 좋았다.

아주머니가 가져오신 옥수수를 먹고, 안받으시겠다는 손에 억지로

얼마의 돈을 쥐어드린 후, 우리는 무릎을 모으고 앉아 요번 태풍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기상 캐스터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기상 캐스터는 자기가 이렇게 오랜 시간 화면을 점령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얼마 정도는 폭풍에 감사하는 듯이 보였다. 물론 착각이겠지만.

그렇게 방 안에서 3일이 지났다.

텔레비젼을 보고, 라디오를 듣고, 아주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먹고,

가끔 화장실에 가고, 그게 전부였다.

그녀와 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둘이 싸움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남들이 말하는 “아무 일” 이라면, 우리는 이미 1년 전에 거쳤다.

지방으로 여행을 갔다가 기차가 끊겼고,

그래서 여관에서 자다가 어찌어찌해서..

그런 틀에 박힌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갔다.

같이 자는 게 어색하지 않은 사이. 아주 오래된 연인들. 그게 우리 사이였다.

” 그런데 그냥 이렇게 방에만 있다가 가?”

그녀가 내 팔을 베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 그럼 어떡해. 바람 때문에 넌 날아갈지도..
  아니다. 안날아가 겠다. 요새 살쪘잖아. 배도 좀 나오구. “

꼬집..

” 야야, 아퍼.. “

그녀는 모른 척 하고 이야기를 계속 했다.

” 뉴스 보니까 내일 폭풍의 눈이 동해안을 지나간대. 그럼 바람 이 좀
  잔잔해질꺼 아냐. 우리 그때 바다 보러 가자. 여기까지 왔는데 바람
  때문에 바다도 못 만져보고 가면 너무 슬프잖아. 응? “

” 그래, 그럼. “

나는 아무 생각없이 그래, 라고 대답했다.

다음날, 느즈막히 일어난 우리는 지금까지 창문을 울리던

귀신소리같던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알았다.

비도 쏟아붇듯 내리던 것이 이젠 보슬비 정도로 바뀌었다.

신기했다. 이게 태풍의 눈인가.

” 우리, 나가자. “

” 응. “

그녀와 나는 3일만에 처음으로 민박집을 나와 바닷가로 향했다.

민박집 아줌마는 파도가 거세질 것 같으면 얼른 돌아오라는 염려어린

당부를 했지만, 그 말은 고이 접어서 머리 한구석에 쳐박아 두었다.

” 와.. 그렇게 파도가 세더니 지금은 잠잠하네? “

” 그래도 우리 가기 전에 한번 보고 가라고 하늘이 인심쓰나 보다. “

” 그러게. 훗… “

그녀와 나는 손을 잡고 모래사장을 걸었다.

그 넓은 해안에 우리 둘 뿐이었다.

하늘은 여전히 회색이었지만, 이전처럼 암울한 회색은 아니었다.

그녀는 가끔 파도가 살며시 치는 바다로 들어갔다가,

가만히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는, 다시 내게로 와서 방긋이 웃었다.

그녀의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올려주고는, 나도 웃었다.

그리고 얼마를 더 걷다보니 파도가 조금 거세진 것 같았다.

나는 아까 머리속에 쳐박아두었던 아주머니의 말씀이 생각났다.

” 우리 돌아가자. 파도가 아까보다 거세진 것 같아. “

” 응..잠깐만. 아, 저기 있다. “

그녀는 내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저 멀리에서 갑자기 주저 앉더니 품에서 무얼 꺼내는 듯 싶었다.

그 순간이었다.

저 멀리에서 조금씩 겹쳐지던 파도는 무서운 기세로 해안을 향해 달려왔고,

그녀의 머리 위로 1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해일이 그녀를 뒤덮으려 하늘

높이 치솟았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돌아보며 웃은 그 순간, 그 파도는 그녀의 몸을 덮쳤다.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잠시 후,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며칠동안 해안경비대가 그녀의 시신을 찾으려고 바다를 수색했지만,

그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폭풍 때문에 그녀가 사라진 지 며칠 뒤에

수색을 시작했기 때문에 발견될 꺼라고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막상

행방불명으로 처리해야 겠다는 수색대원의 말을 듣고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믿을 수 없었다.

잠을 자면 갑자기 파도가 밀려오고, 그럼 그 뒤에서 그녀가 웃고 있었다.

벌떡 일어나 식은 땀을 흘리며 주전자를 들어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지만,

여전히 마지막 그 기억은 생생하게 내 머리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 후 1년간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부모님들은 그래도 내가 괜찮은 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속이 썩어버린 달팽이였다.

그녀의 부모님이 오열하시며 내 가슴을 치던 그 날,

내 속은 이미 썩어 문드러졌다.

하지만 시간은 얼마나 냉정한가.

1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면서

나는 사랑을 고백하던 볼이 붉은 여자 후배와 결혼을 했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낳았고, 이마에 주름살이 생겨났고,

머리숱이 적어져 갔다.

하지만 그녀를 잊지는 않았다. 아니, 잊을 수가 없었다.

한밤중에 일어나 식은 땀을 흘리는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에게는 차마 예전에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고, 그 여자가 그렇게

죽었다고, 아니, 행방불명되었지만 죽었을꺼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차마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 날은…
무척이나 추운 봄 날이었다.

회사에서 급히 강릉 대리점에 결산 보고서를 확인하고 오라는 출장 명령을

받던 날, 나는 무척이나 가슴이 떨렸다.

폭풍이 불던 그 날 이후로 단 한번도 동해안에 가 본 적이 없었다.

다행이 결혼한 그 여자가 등산을 좋아해서 지금까지 피서는 전부 산이나

계곡으로 갔었다. 출장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피하기 싫었다. 언젠가 한번은 가 보아야 할 장소 아닌가.

20년이 지난 지금이라면 그 장소가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을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그 생각은.

서류를 검토하고 별 문제 없음을 회사에 보고한 뒤에, 나는 버스를 타고

그 민박집이 있던 마을에 내렸다.

20년 전엔 둘이서 같이 내렸던 곳에 이번엔 혼자서 덩그러니 내렸다.

내게 머리를 기대고 졸리운 눈으로 웃던 그녀의 표정이 잠깐 머리를 스쳐갔다.

20년 전의 민박집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대충 위치는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길이 전부 바뀌고 집도 전부

바뀌어서 도저히 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한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찾는 걸 포기하고 바닷가로 발걸음을 향했다.

바다는 20년 전 그대로였다.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바다는 파도 하나 하나까지 똑같았다.

폭풍의 눈 속에 잔잔하던 그 파도가 그대로 여기 다시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예전에 했던 그대로 바닷가를 따라 쭉 걸었다.

눈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나오지 않았다.

그냥… 슬펐다.

그리고 계속 걷다보니, 그 장소에 오게 되었다.

바로 그 장소.
그녀가 파도에 휩쓸려간 그 장소.

문득 나는 궁금해 졌다.

그녀가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듯 반갑게 앞으로 달려나가 모래사장에
앉았던 이유를 한번도 궁금해 해 본적이없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앉아 손을 턱에 괴고 왜 그녀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가 나는 내 발 옆에 무언가가 삐죽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슨 병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호기심으로 나는 그 병을 모래 속에서 꺼내 보았다.

그 병 속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럴리는 없었다.

설마 이 편지가 그녀가 남긴 편지일리는 없었다.

바다로 휩쓸려간 이 병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서 다시 이 장소로 왔고,

그 병을 내가 보게 되었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내가 그녀 생각을 하며 앉은 바로 이 자리에 그 병이 놓여있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막힌 병을 깨뜨리고 노랗게 퇴색된 편지를 펴 보는 순간…

나는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이 편지를 받으시는 분이 누가 되실지는 모르지만,

제 비밀 하나를 알게 되신 걸 축하드려요.

저 임신했어요.

나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바다 속에서 내가 이 편지를 보아 주기를

20년 동안 기다렸을 것이다.

어딘지도 모르는 차가운 바다 속에서

이 편지를 보아 주기를… 20년 동안 기다렸을 것이다.

” 이제 됐어… 미안해. 늦게 와서. 그리고… 사랑해.. “

나는 눈물로 범벅이 된 채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 기다렸어. 오랫동안….”

그녀도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봄바람은 차갑게 나를 감싸고 바다를 향해 불었다.

소매치기의 사랑

<1>

그래, 난 소매치기다. 젠장!!

그렇다고 아무 지갑이나 막 쓱쓱 가져가진 않는다.

탁 봐서 지갑 잃어버리고 돈 잃어버려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을만한 사람들 것만 쓱쓱 한다.

원래는 돈암동 쌍칠파에 있었다.

강세 형님 밑에서 10살때부터 먹고 지내다가 13살이 되니까
이제 나도 기술을 익혀야 한다며 열라 빡터지게 고생하면서
배운 기술이다.

거기서 몇년간 형님하고 같이 일하다가 우리 파가 구역
다툼으로 지철파에게 깨져서 뿔뿔히 흩어지고 이제 나 혼자
일하고 다닌다.

길거리를 걷다가 `저 쉐이 돈 좀 있게 생겼는데,` 싶으면
우선 다가간다.

그래서 그 사람 옆에 있는 사람을 슬쩍 밀어서 그 사람이랑
부딛히게 한 다음 난 반대편으로 가서 그 사람 신경이 옆으로
쏠린 틈을 타서 슬쩍 한다.

이 손기술은 피로 익힌 기술이다. 강세 형님한테 배울 때
옷에서 1Cm 떨어진 곳에 칼을 꽂아놓고 배웠다. 처음에
할 때는 손에서 피가 배지 않은 날이 없었고, 어떨 때는
손가락 살이 한웅큼 베어나가기도 했다.

<2>

젠장. 그날은 운이 개똥인 날이었다.

오랜만에 명동에 나가서 한탕 해 볼려고 그랬는데 그날따라
괜히 사람들이 날 계속 쳐다보는거 같고, 어쩌다가 괜찮은
자식이 지나가면 꼭 그 옆에 다른 사람하고 같이 가곤 했다.

젠장!!

한 1주일동안 일을 안했더니 감각이 둔해진건지, 자꾸 쓱
할 시기를 놓쳐서 아침에 나왔는데도 점심 먹을 돈을 구하지
못해 굶었다.

어쩔수 없이 명동 성당 뒤쪽 골목으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저 쪽에서 잘 차려입은 어떤 년이
앞에 가고 있었다.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옆으로
쓰윽 지나가면서 면도날로 핸드백을 베어서 지갑을 빼 냈다.

원래 면도칼까지는 잘 안쓰는데 이번마저 놓치면 오늘 벌이는
다 한거 같아서 위험부담을 안고 해 버렸다. 그리고 그 대가인 듯
두툼한게 벌써 손맛이 왔다. 이 짓도 하다보면 늘어서 이젠 지갑만
만져봐도 얼만큼 돈이 들었을지 대충 알 수 있다.

지갑을 뺀 다음 전혀 모른체 하고 그 아가씨 뒤쪽의 골목으로
들어가서 지갑을 열어보았다.

역시 ..손맛이 좋더니만. 지갑에는 현금으로만 100만원 가량의
돈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신분증이라고는 달랑 주민등록증 하나밖엔 없었다.
보통 그렇게 차려입고 나다닐 정도면 골드카드 두 세 개쯤은
가지고 다니는데…. 그리고 지갑 안쪽에 두툼하니 뭔가
들어있는 것 같아서 꺼내보니 몇 십번을 다시 읽은 듯
꼬깃해진 편지가 들어있었다.

이제 내가 다시 언제 정신이 들지 모르겠구나.

자꾸 머리가 아파와서 잠이 들었다가 보면 어느새 며칠이
가 있곤 하더구나.

이번에 잠들면 또 며칠이나 정신을 잃을지 몰라서 잠깐 정신이
들었을때 이 편지를 쓴다.

네가 지금 다니는 회사일은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항상 남한테 공손하고, 자신에게는 겸손해야 한다.

내 비록 힘도 없고 배운 것도 없어서 널 잘 가르치지는 못했지만
내 딸은 착하니까 어디서든 잘 해 낼꺼라고 믿는다.

다시 머리가 아파 오는구나.

이 편지를 네가 읽을때는 이미 난 또 잠에 빠져 있겠지.

그래…그럼 다음에 볼때까지 몸 건강하고,

날이 추우니까 꼭 스웨터 챙겨입어라..

– 널 사랑하는 아빠가 –

뭐야. 이거 뭐야 젠장!!

이 돈 설마 아버지 병원비는 아니겠지. 설마 아니겠지.
아니겠지…

근데 회사원이라면서 왜 그 흔한 신용카드 한 장 없는거야.

회사 다니면 증명증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그런것도 하나 없고.

젠장..

이상하다. 이상해..

젠장! 몰라!! 난 지금까지 소매치기 하면서 이 돈 없으면
눈물 흘릴만한 사람들 돈을 슬쩍하지 않는걸 신조로 해 왔다.

그래서 돈 좀 있어뵈는 사람만 슬쩍 하느라고 그런 사람
안보이면 3일을 굶어도 없어뵈는 사람 돈은
절대로 안 훔치는 나다.

그런데 분명히 그 년은 잘 차려입었었는데…

이런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돌려줘 말어.. 으 젠장!
열라 머리아프네.

<3>

결국 난 이런돈은 찝찝해서 못 갖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주민등록증 뒤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돌려주는 내가 스스로도 뭐 이런 소매치기가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도 눈에서 피눈물 흘려봤기
때문에 없는 사람 설움은 잘 안다. 이 돈 없어도 그냥 열라
기분 나쁜 정도로 사는 사람이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이 돈
없으면 가족 전체가 뿔뿔히 흩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젠장! 나도 어릴때 엄마한테 방세 낼 돈만 있었어도…

온 식구가 쫓겨나지만 않았어도 고아원으로 안갔을꺼고
이런 짓도 안했을꺼다. 날 버리고 간 엄마가 죽이도록 미웠지만
이젠 그냥 가끔 보고 싶기도 하다. 하긴..난 이제 엄마 얼굴을
꿈에서도 볼 수가 없다.

젠장!!

찾아간 집은 신림동 낙골 42통 3반이었다. 근데 뭐 이런곳이
다 있나 싶도록 산을 올라가면서 집들이 거의 판자 몇조각으로
지은 집도 있고 그랬다.

차라리 저 산동네가 더 잘살면 잘살았지 이 곳은 정말…

내가 사는 곳도 역삼동 5층 건물 옥상의 가건물에서 살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 곳보다는 훨씬 더 나았다.

그여자가 설마 이 곳에 산단 말야? 분명히 내가 본 그 여자는
옷도 회사원처럼 정말 돈 많게 차려입고 갔었는데….

이거 주소가 잘못 된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여튼 계속 산을 올라가다 보니 저 꼭대기 바로 밑에 열라
허름한 판자집이 하나 보였다.

저 밑에 할머니가 여기가 42통 3반이라고 말을 했으니까
분명히 맞을텐데…..

주민등록증에 있는 주소도 여기였다. 에라 모르겠다.

우선 사람이나 있나 없나 보자.

” 저 계세요?”

” 예?”

” 저 실례지만 김선희씨세요?”

” 예…그런데요…”

으 젠장… 미쳐 이걸 돌려줄때 뭐라고 말을 할지 생각을
안해가지고 왔다.

그냥 나 소매치긴데 이 돈 나 먹기 싫으니까 니 가져 그럴까.

이런 젠장할!! 뭐라 그러지? 그래, 그냥 줏었다고 하자…..

” 저..혹시 이거 잃어버리셨어요?”

” 어머!, 예! 예! 아…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 맙습니다.”

이런…울잖아. 이거 정말로 내가 가졌으면 다른 사람 피눈물
날 뻔 했군.

” 그냥 길을 가다가 줏었는데 돈이 너무 많아서 돌려드릴려고
  가지고 왔어요.”

” 예….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돈 없었으면 저희 아버지는…
  죄송해요. 들어오실… 아. 집이 이래서..”

” 예. 괜찮습니다. 들어가죠.”

집 안벽은 신문지로 도배가 되어 있었고 구석에 비닐
장롱과 낡은 책상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거 연속극에나 나오는
옛날 집 같잖아. 이 여자 지갑이 맞는거 같은데..

그럼 그날 옷 입은건 뭐야?

” 죄송해요…집이 이래서.”

” 아뇨. 괜찮습니다. 뭐. ”

” 정말 감사해요… 이 돈 잃어버렸으면 저희 아버님은
  돌아가셨을 꺼에요. ”

” 아버님이 어디 아프신가요?”

” 예.. 뇌종양이세요. 아..처음 뵙는 분께 이런 말까지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이제 마지막 수술이에요.

그런데 수술비가 모자라서 그 동안 수술을 못했는데 이제
하게 되었네요..정말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 네…다행이네요.”

역시 돌려주길 잘 했어. 젠장.. 이제 한 며칠 또 굶겠군.

방을 쓱 둘러보니 책상위에 사진이 놓여있었다. 가족사진같은데,
시골 풍경에 아버지인듯 보이는 사람과 어린 여자애가 나란히
서서 찍은 모습이었다.

” 아, 이분이 아버님이신가 보죠?”

” 예..10년 전 사진이에요. 서울 올라오기 전에 찍은거에요.”

” 아..서울 올라오신지 10년이 되셨나 보군요. 그런데 왜 이렇게…”

<4>

그 뒤 그녀한테 들은 얘기는 정말 드라마 게임이나 소설에나
나올 법한 얘기들 이었다. 집이 평택이었는데 농사 짓다가
태풍으로 농작물이 다 죽어서 이번 기회에 서울로 올라오자
하고 왔는데, 와서는 국민학교 동창이라는 놈한테 사기당해서
집팔고 소 판돈 다 날리고 아버지가 막노동해서 겨우 딸은
고등학교는 나왔다더라.

그런데 갑자기 어느날 쓰러져서 병원에 가 보니 악성 뇌종양
이더라. 그런데 수술비가 5천만원 가까이 들어서 그때부터
이 여자가 파출부랑 점원으로 일하면서 지금까지 돈을 모았다더라.

그런데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어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해야
되어 지금까지 다니던 점원을 관두고 퇴직금조로 100만원을
받아서 이걸 보태서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그 돈을 잃어버렸다더라.

그래서 수술을 포기하고 하던 일도 다 그만두려고 그냥 집에
이러고 있었는데 내가 와서 돈을 찾아준 것이더라.

뭐 그런 내용이었다. 아버지한테는 회사다닌다고 그냥 거짓말
했었고, 그날 옷 입은것도 아버지 보려고 가니까 회사원처럼
보이려고 사정 사정해서 파출부 주인집 옷을 빌려입은 거란다.

그날 난 이 여자랑 많은 얘기를 했다. 내가 하는일이 소매치기
라고는 차마 말 못하고 그냥 내가 사는 건물에 있는 어떤 회사
다닌다고 그랬고, 말도 입에 붙어버린 욕이 안나오게 하려고
무진장 애썼다.

그리고 선희가 다시 일 나갈 시간이라고 해서 저 밑의 버스정류장
까지 같이 가서 가는거 보고 난 다시 내려갔다. 젠장! 나 왜
이러는건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젠장!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었다. 이젠 마주쳐도 몰라볼 엄마.

어쩌면 내가 슬쩍한 많은 사람들 중에 엄마도 껴 있을지도
몰랐다. 젠장! 젠장!! 젠장!!!

<5>

그 뒤 우리는 가끔 만났다. 워낙 선희가 시간이 없으니까 주로
내가 가서 만나는 편이었고, 아버님수술도 수술 경과가 좋다고
들었다. 난 회사원처럼 보이려고 소매치기 한돈을 모아서 양복도
한 벌 샀고, 선희를 데리고 생전 처음으로 영화관도 들어가 봤다.
처음가는 티 안내려고 무지 노력했는데도 표를 가지고 들어가는데
자꾸 표를 아깝게 찢길래 그냥 찢지 말라고 그러다가 열라 쪽 당했고,
며칠 굶으면서 돈을 모아서 레스토랑에 갔는데 아는 음식이 돈까스
밖에 없어서 그거 시킬려고 찾아보니까 그게 없어서 그냥 나왔다.

나중에 나와서 음식 진열해 놓은걸 보니까 포크 커틀렛인가
뭔가라고 써 있는게 돈까스랑 비슷하게 생긴걸로 봐서 이게 맞는거
같은데 그걸 시킬 자신이 없어서 다음에는 그냥 한식집으로만 갔다.

선희는 어렵게 자랐어도 열라 착하고 이쁜 여자다.

내가 이런데 오면 비싼데 필요없다고, 그냥 밥이랑 김치 먹어도
된다고 자꾸 망설인다. 그러면 난 더 사주고 싶어진다.

어떻게든 이 여자한테 잘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훔친 거긴
하지만 반지도 주고, 목걸이도 주고,귀걸이도 주고 그랬다.

그 뚱뚱한 부자 여편네들이 걸치는 것 보다 선희가 걸치는게 훨씬
보기 좋았다.

그러다가..그렇게 잘 지내다가 결국 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 날 선희는 옆에서 보기 민망할 정도로 계속 울었다.

나도 그냥 눈물이 나서 둘이 안고 같이 울었다. 그렇게 힘들 게
일해서 수술을 시켜드렸는데…

경과도 좋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젠장… 그럼 그 동안 선희가 그렇게 고생한게 헛 고생이었단 말인가.

젠장젠장… 우리같은 사람들 마음 아프게 안하면 어디가 덧나서
이렇게 해야 되느냔 말이다. 젠장!!

<6>

그 뒤 선희는 외로움을 느끼는지 더욱 나와 자주 만났다.

그리고 나도 선희를 만나면서 왠지 소매치기를 다시 하기가
찝찝해서 그냥 그 건물에서 경비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청소일을
하면서 지냈다.

돈은 소매치기 할때 보다 훨씬 덜 받지만 그래도 전에 선희한테
그 건물에서 일한다고 말한것에 대해 떳떳할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다.

그리고 난 물론 계속 회사원 행세를 했다. 괜히 가끔 전화왔다고
전에 슬쩍한 핸드폰 들고 혼자 지껄이기도 하고, 회사 들어가
봐야 된다고 할 일도 없는데 그냥 헤어지고는 거리를 배회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날은 오랜만에 선희가 파출부로 나가는 집이 해외여행을 떠나서
하루종일 선희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선희가 제일 가보고 싶어하던 63빌딩 수족관에 같이가서
사람만한 물고기도 보고, 물개도 보고, 그 피라니아인지 파란이아인지
하여튼 사람 잡아먹는다는 물고기도 보았다.

그리고 가게에서 300원짜리 돼지바 두개를 사서 먹고 오는데 저

골목에서 뀨자 3명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순간 뭔가 난 느낌이
이상했지만 설마 하고서는 그냥 갔다.

그런데 갑자기 서로 지나쳐 가려는 순간 남자 두놈은 날 잡고 한놈은
선희의 머리를 잡고 저 쪽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

순간 난 아무생각도 나지 않고 전에 조직에서 익혔던 싸움기술만
생각나서 팔 한쪽을 돌려서 빼고는 항상 주머니 안에 넣고다니는
면도날을 꺼내서

“야, 이 10쉐이들아!!! 이 개쉐이들이 열라 빡돌게 하네?

야 이 놈들아 일루 안 와???”

하고는 소매치기 할때 면도날 긋듯이 몇번을 쓰윽 쓰윽 허공에
그어댔다. 그놈들도 뭘 아는 놈들인지 내가 그어대는 걸 보고서는
사람 잘못 건드렸다 싶었는지 선희를 내버려두고 슬금슬금 저 쪽
골목으로 사라졌다.

” 선희야, 괜찮니?”

” 예, 괜찮아요.”

” 그래. 나… 이런 놈이야… 나 소매치기야.. 남의 지갑 훔쳐서
  사는 놈이라구. 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해….그래. 이제 뭐 다 알 게
  됐으니 뭐.. 그래.그래… 그럼 나 갈께. 잘 살아…..안녕…”

” 잠깐만요~~!. 실은 저 …알고 있었어요..”

“. 뭐! 내가 소매치기인줄 알고 있었다구?”

” 전에 제게 주신 반지.. 그 뒤에 다른 여자 이름이 새겨져 있는거
  보고 알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청소일 하시는 것도 알아요.

  가끔 옷에서 청소 할때 쓰는 왁스 냄새가 배어있는걸로 알았어요.
  죄송해요..저도 알면서 모르는 척 해서….그래도 그러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 ”

” ………”

” ………”

” 그래..뭐, 알고있던지 없던지 그건 상관 없겠지. 난 간다.
  나랑 같이 있으면 너 앞으로 무지 힘들꺼야. 잘 있어……간다.”

” 저…..잠깐만요…….괜찮으시면….저랑…….결혼….해…..
  주실래요…..”

<7>

그래. 난 소매치기다. 아니..소매치기 였다.

지금은 그 건물에서 유리창도 닦고 잔심부름도 한다.

돈은 조금 받지만 그래도 전에 소매치기 할 때보다 훨씬 더 좋다.

이제 옥상에서 사는건 나 혼자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이쁜
마누라도 있고, 이제 가까스로 걸어다니는 아들놈도 있다.

이 놈 넘어질려고 할 때마다 번개처럼 손을 뻗는걸 보면
내 자식놈이로구나 싶다.

가끔 일을 마치고 애를 안고 있는 내 마누라와 서울 밤 거리를
볼때면 세상을 다 소매치기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 마누라를…

내 자식을…

난….

정말…

사랑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리카락 뒤쪽에는 나쁜 잠버릇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살에 가까울 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여자아이라고도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그녀를 알아볼 정도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여자아이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아이가 좋다든지, 역시 눈이 큰 여자아이라든지, 손가락이 절대적으로 예쁜 여자아이라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여자아이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도 물론 그런 기호는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아이의 코 모양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유형화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코가 어떻게 생겼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코가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미인이 아니였다는 사실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어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길에서 엇갈렸단 말이야」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흠, 미인이었어?」라고 그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말은 건다든가, 뒤를 밟는다든가 말야.」

「하긴 뭘 해, 그저 엇갈렸을 뿐이야.」

그녀는 동에서 서로,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기분이 좋은 4월의 아침이다. 비록 30분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녀의 신상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밝혀 보고 싶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어딘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우디 알렌의 영화라도 보며, 호텔 바에 들러 칵테일이나 뭔가를 마신다. 잘만 하면, 그 뒤에 그녀와 자게 될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나와 그녀 사의 거리는 벌써 15미터 가량으로 좁혀졌다. 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말은 걸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단 30분만, 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습니까?」

이건 너무나 바보스럽다. 마치 보험 권유 같지 않은가.

「미안합니다. 이 근처에 혹시 24시간 영업 세탁소가 없는지요.」

이 역시 같은 정도로 바보스럽다. 무엇보다도 내 손에 세탁물 주머니조차 없지 않은가. 누가 그런 대사를 신용하겠는가?
어쩌면 솔직하게 말을 꺼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나에게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입니다.」

아니, 틀렸어. 그녀는 아마도 나와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있어서 내가 100퍼센트의 여자라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당신은 100퍼센트의 남자는 아닌걸요, 죄송하지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사태가 그렇게 되면 나는 틀림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나는 그 쇼크에서 두 번 다시 회복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두살,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꽃가게 앞에서, 나는 그녀와 엇갈리게 된다. 따스하고 조그마한 공기 덩어리가 피부에 와닿는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위에는 물이 뿌려져 있고, 언저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풍기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없다.

흰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아직 우표를 붙이지 않은 흰 사각 봉투를 오른손에 들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 것이다.

그녀의 눈이 졸린 듯한 것으로 봐서, 어쩌면 하룻밤 동안 그것을 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각 봉투 속에는 그녀에 관한 비밀이 전부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몇 걸음인가 걷고 나서 뒤돌아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이미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없었다.

* * *

물론 지금은, 그때 그녀를 향해 어떻게 말을 걸었어야 했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든 간에 너무나도 긴 대사이므로 틀림없이 제대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실용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그 대사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 * *

옛 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 여덟 살이었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예쁜 소녀도 아니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딘가에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거리 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라워,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야. 네가 믿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넌 네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야」하고 소년이 소녀에게 말한다.

「너야말로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모든 것이 모두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야. 꼭 꿈만 같아.」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않아서, 서로의 손을 잡고 언제까지나 실컷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그들은 각기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자신은 그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되고 있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이미 우주적인 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속을 얼마 안되는, 극히 얼마 안되는 의구심이 파고든다.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대화가 문득 끊어졌을 때, 소년이 말한다.

「이봐, 다시 한 번만 시도해 보자. 가령 우리 두 사람이 진정한 100퍼센트의 연인이라고 하면, 반드시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도 역시 서로가 서로의 100퍼센트라면, 그때 바로 결혼하자구. 알겠니?」

「응, 알았어.」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서쪽과 동쪽으로,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시도해 볼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정 100퍼센트 완벽한 연인이었으니까. 그것은 기적적인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어려서, 그런 것은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정석처럼 비정한 운명의 파도가 두 사람을 마구 농락하기에 이른다. 어느해 겨울, 두 사람은 그해에 유행한 악성 인플루엔자에 걸려, 몇 주일간이나 사경을 해멘 끝에, 옛날 기억들은 몽땅 잃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이 깨어났을 때 그들의 머리 속은 마치 D. H. 로렌스의 소년 시절 저금통처럼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참을성 있는 소년과 소녀였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다시금 새로운 지식과 감정을 터득하여, 훌륭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아 하느님, 그들은 진정 확고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지하철을 갈아타거나 우체국에서 속달을 부치거나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못해도 75퍼센트의 연애랑, 85퍼센트의 연애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소년은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라주쿠의 뒤안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소녀는 속달용 우표를 사기 위해 똑같은 길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엇갈린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엇갈려,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 * *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캉가루 날씨 (カンガル-日和)』
(1983, 헤이본샤(平凡社)단편소설

용혜원 – 기다리는 그 시간

꿈을 이루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기다리는 그 시간 곧게 자라나는 대나무는 씨앗을 심은 후

첫 4년 동안에는 죽순만 하나씩 돋아난다고 합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위로 죽순만 나오는 4년 동안,

땅 속에서는 뿌리가 잘 자라나 튼튼하게 뿌리박게 되지요.

그리고 5년째 되는 해에는 대나무가 무려 25미터나

자란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4년을 기다리고 5년째가 되면 대나무가 쑥 자라듯,

죽순으로 보내는 4년의 시간도 가치 있습니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보람이 있습니다.

기다림은 아름답습니다.

김은선 – 다시 새긴 믿음

퇴근길, 지하철 역 입구 한 귀퉁이에 몸을 비스듬히 기댄 채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청년을 보았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그 청년의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여 다가가 물었다.

“학생, 어디 아픈 데 있어요?”

“저…. 팔 한 쪽을 삔 것 같아요.”

청년은 고통스런 표정으로 한 쪽 팔을 움켜쥐고 있었다. 나는 얼른 병원엘 가지 왜 여기 있느냐고 물었다. 청년은 내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 딱한 사정을 털어놓았다. 지방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올라왔는데 일이 잘 되지 않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팔마저 다친 데다 붐비는 지하철에서 지갑마저 도난당했다고 했다.

나는 친구 말만 믿고 서울로 올라온 청년도 그렇지만, 시골 청년의 지갑마저 털어가는 서울 인심이 더욱 미웠다. 청년의 잔뜩 움츠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무엇보다 그 청년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지갑을 열었다.

차비 하라며 1만 원을 주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밥도 굶었을것 같고 팔도 치료받아야 할 것 같아 3만 원을 더 꺼냈다. 청년은 몹시 죄송해하면서 연락처를 알려주면 내려가는 즉시 돈을 부치겠다고 말했다.

나는 돈보다도 청년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전화번호를 일러주고, 조심해서 돌아가라고 당부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청년은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 날 밤 나는 몹시 속이 상했다. 무엇보다 사람을 믿었던 내가 바보같았고 다시는 그런 사람을 만나도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지 못할 것 같았다.

청년이 내게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 때문에 불을 끄고 누워서도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게다가 우리 아이들에게 길거리에서 어려운 사람을 만나도 절대 도와주지 말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은 더욱 무겁고 답답했다. 그런 낌새를 눈치챘는지 남편이 내게 물었다.

“당신 무슨 일이야?”

평소 남편은 쩨쩨하다 싶을 정도로 알뜰했다. 아무리 밖에서 늦는 일이 있더라도 외식 한 번 하는 법이 없다. 그런 남편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에게 4만 원을 주었다는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내게 집요하게 물었고 나는 할 수 없이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예상대로 남편은 “잊어 버려!”라고 하더니 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음날 아침, 남편은 일찍 출근했는지 집 안이 조용했다. 나는 출근 준비를 하다 화장대 위에 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이 놓여 있는 걸발견했다. 모두 4만 원이었다. 그리고 낯익은 글씨로 이렇게 씌어 있었다.

“여보, 난 그까짓 4만 원보다 그 일로 당신이 천사 같은 마음씨를 잃어버릴까 봐 더 안타까워. 자, 이 돈은 당신의 따스한 마음씨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청년을 대신해서 내가 갚는 거야.”

바보 소년 이야기

한 마을에 소년이 살았습니다.

그 소년은 마을 아이들한테서 바보라고 놀림을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을 아이들이 마구 때려도 “히~”하고 웃기만 했거든요.

그러자 아이들은 “바보라서 아픈지도 모르나 보다”하고 더욱 때려 댔습니다.

그럴 때면 바보 소년은 누런 이를 히죽 드러내고는 웃었습니다.

정말 안 아픈것처럼 말이에요.

그 바보 소년은 어려서부터 혼자 자랐습니다.

7살 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그 이후로 마을 어른들이 불쌍하게 생각해서 먹을거며 입을 거를 매일

갖다 주곤 했지요. 바보 소년에겐 친구도 없었습니다.

마을 아이들이 바보 소년만 보면 “와~ 바보다”하며 마구 때리기만

할 뿐 이었지요.

바보 소년은 마을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기만 하면 때리는 아이들이 친구가 되어줄리 없습니다.

어쩌면 바보 소년은 일부러 아이들에게 맞는지도 모릅니다. 혼자서 외롭게

지내는 것보다 매일 맞더라도 아이들과 함께있는 것이 더 좋았나 봅니다.

오늘도 바보 소년은 아이들에게 실컷 맞고 왔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친구가 되어서 함께 놀자고 했다가 죽도록 맞기만 했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어떻게 바보하고 놀아?”

“너 죽고 싶어?”

“이 더러운 게 누구보러 친구하자는 거야?”하며 마구 때렸습니다.

그래도 바보 소년은 히죽 웃으면서 “히~ 그래 도 나랑 친구하자. 나랑 놀자”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돌을 집어 던지기 시작 했습니다.
아무리 아무렇지도 않게 맞아 온 바보 소년이라지만 도망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소년이 간 곳은 마을에서 좀 떨어진 오두막집이었습니다.

집이라고는 하지만 문짝 하나 제대로 달리지도 않은 흉가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바보 소년의 안식처였지요. 아이들에게 맞아서 온몸이 멍투성인
불쌍한 바보 소년을 맞아 준 것은 거적 몇 장과 다 떨어진 담요 한 장이 고작이
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빈집, 너무나도 외로운 거처였지요.

바보 소년은 슬펐습니다. 아이들에게 맞아서가 아니라 매우 외로워서 였지요.

바보 소년의 눈에선 슬픔이 흘러 내렸습니다. 바보 소년은 꿈속에서라도 아이
들과 친구가 되어서 함께 노는 꿈을 꾸길 바라며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도 바보 소년은 놀고있는 아이들에게로 다가갔습니다.

전날 그렇게 얻어 맞은 걸 잊었나 봅니다.

바보 소년은 언제나처럼 누런이가 드러나도록 히죽 웃으며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얘들아 나랑 놀자. 나랑 친구 하자”라고 말이에요.

그러자 아이들은 “이 바보 자식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오늘은 정신이 들도록 때려 주겠다.”하며 또 마구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불쌍한 바보 소년은 맞으면서도 친구가 되어서 함께 놀아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그러자 한 아이가 무슨 생각이 있는지 때리는 아이들을 말리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좋아. 너랑 친구가 되어서 함께 놀아줄께. 단, 조건이 있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거야. 어때? 싫으면 관두고”

그말을 들은 바보 소년은 날듯이 기뻤습니다.

바보 소년은 친구들이 생길수 있다는 말 에 모든지 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좋아. 뭐든지 시켜만 줘.”

바보 소년은 그 아이의 마음이 변할까봐 즉시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인 “그럼 내일 아침에 여기로 다시 나와”라는 말을 내뱉고는
아이들과 가버렸습니다. 바보 소년은 빨리 집으로 뛰어 갔습니다.
일찍 집에가서 잠을 자야 빨리 내일이 올 수 있으니까요.

소년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 했습니다. 친구가 생긴다는 설레임 때문이었지요.

소년은 새벽까지 친구들과 노는 상상을 하다가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소년은 다음날 늦게 일어났습니다.

바보 소년은 문득 아이들과 했던 약속이 생각 났습니다.

재빨리 전날 그 약속 장소로 뛰어 갔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날 소년에게 조건을 말한 아이가 소년의 뺨을 때리며,

“이 바보 자식아 왜 이렇게 늦게와? 혼나고 싶어?”라며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바보 소년은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히죽 웃으며,

“히~미안해. 한번만 용서 해줘라”라며 사과를 했습니다.

바보 소년의 웃음을 본 그 아인 더 때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졌는지 “따라와!”

하며 아이들과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아이들은 바보 소년을 마을 구석지의 한 헛간으로 데려갔습니다.

“오늘 저녁때 마을 아저씨들이 여길 불 태운다고 했어. 오늘 네가 헛간 안에서
헛간이 다 탈 때까지 나오지 않으면 친구가 되어 줄께”라고 그 아이가 말을
했습니다.

그 헛간은 마을 공동 헛간이었는데 너무 오래 돼서 마을 사람들이 불에 태우고
새로 지으려고 했습니다. 바보 소년은 꼭 하겠다고 말을 하곤 헛간으로 들어
갔습니다. 바보 소년은 헛간의 한 구석지로 들어가서 웅크렸습니다.

이윽고 저녁이 되었습니다.

헛간 주위에는 불타는 헛간을 구경하려고 마을 사람들이 많이 몰렸습니다.

그중에는 불타는 헛간을 뛰쳐나올 바보 소년을 기다리는 아이들도 끼어 있었습니다.

마을 어른들은 헛간 곳곳에 불을 붙이기 시작 했습니다.

아이들은 “바보 자식 이제 곧 뛰쳐 나오겠지”,

“뜨거워서 어쩔줄 모를는 꼴 좀 보자”,

“나오기만 해봐라 이번에는 단단히 혼을 내주겠어”라며 각자 바보 소년을 골려
줄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되지 않아 헛간은 반쯤 타 들어 갔습니다. 바보 소년이 도망 나올꺼라

생각했던 아이들은 바보 소년이 나오질 않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바보가 왜 안 나오지? 벌써 도망 갔나?”

불길은 더 거세어 졌지만 바보 소년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한편, 헛간 안에
숨어있던 바보 소년은 헛간 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소년이 잠에서 깨었을땐 이미 헛간안은 불바다가 되었지요.

바보 소년은 무서워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순간 아이들의 말이 떠 올랐습니다.

“이 헛간이 다 탈 때까지 견디면 너랑 친구해 줄께.”

이 말이 계속 귀속에서 맴 돌았습니다.

불 바다는 점점 소년에게로 다가왔고 불파도는 소년의 몸에 닿을듯 했습니다.

소년은 무서웠지만 친구가 생긴다는 생각에 계속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바보 소년이 도망 나오길 기다리던 아이들은 겁이 나기 시작 했습니다.

“저 바보가 정말 견디는거 아냐?”, “벌써 죽은건가?”

아이들은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마을 어른들에게 헛간 안에 바보 소년이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마을 어른들은 처음엔 아이들이 장난을 하려고 거짓말을 한 줄 알고 믿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울면서 전날 바보 소년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자 그제서야 아이들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재빨리 물을 길어다 불길을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얼마후 헛간이 거의 다 타버려서 불길이 약해지다가 어른들의 노력으로 불길은

잡을수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바보 소년이 틀림없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시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얼마후 헛간 구석지에서 시커먼 것이 발견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보 소년이었습니다. 웅크리고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아직은

살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상이 너무 심해 곧 죽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것이 기적 이었습니다.

어른들은 바보 소년을 어떻게 도와 주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어쩔줄을 몰라
하는 어른들 사이를 헤집고 아이들이 바보 소년 곁으로 다가 왔습니다.
바보 소년에게 조건을 내걸었던 아이가 울면서,

“이 바보야 그런다고 정말 계속있으면 어떻게 해?” 하고 말을 했습니다.

그제서야 바보 소년은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피더니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자기 곁에는 항상 친구가되고 싶었던 아이들도 있다는걸 알았지요.

바보 소년은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히죽 웃으며 말을 했지만 힘이 없었습니다.

“히~나…야..약속..지켰 ..지? ..이제…우..우 리..치..친구 맞지?”

“그래 우린 인제 친구야. 이 바보야”

아이들은 울면서 말을 했지요.

“그…럼..이제..나..나랑..노..놀아 주..주..줄……”

바보 소년은 끝내 말을 잇지 못 하고 그대로 눈을 감았습니다.

하지만 바보 소년의 입가에는 밝은 미소가 남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바보 소년은 하늘 나라에서 새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나 봅니다.

저 여기서 내려요

그녀는 대학교 3학년이래요. 그날도 어김없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매일같이 타던 좌석버스에 올랐답니다. 근데…

그때였어요!! 잠시 시간이 멈추면서 그녀는 아무것도 볼수가

없었데요.

그녀의 이상형의 남자가 자기 눈앞에 보이더랍니다.

그런데 마침 그의 옆에 자리가 비어 있어서…

그녀는 주저없이 그곳에 앉았고 그 상태로 시간은 흘러만

갔답니다.

그녀에게 그냥 스쳐가는 인연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

“어떻게 하지 ? 이대로 그냥 끝나는 건가……”

그녀는 안절부절….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데요…

게다가 예전엔 막혀서 제 속도를 낼수 없던 버스가

오늘은 미친듯이 빨리 달리더래요.

옆에 있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창밖만 바라보고

있고…

그녀는 울고만 싶어지더랍니다…

드디어! 시간의 흐름과 공간상의 이동을 통해서 그녀는

다음 정류소에서 내려야 하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초조함이 극도에 달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더래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은 열리고 그에게 말이 전해졌답니다.

” 저… 저요… 저 다음에 내려야 하는데요 !! ”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에 부끄러워하기도 잠시…

그는 그녀를 보고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답니다…

“전 이미 지났는데요…”

p.s. 아마 무슨 커피광고 CF로도 만들어 졌죠…^^

열 아홉가지의 사랑

돌아서지 못하는 사랑

그러면서

눈물만 흘리는 사랑

시간이 가면 잊혀지는 사랑

멀리서 그리워만 하는 사랑

가슴으로 하는 사랑

그래서 시시한 사랑

손 한번 못 잡고 헤어지는 사랑

마음으로 찡하는 사랑

혼자하는 사랑

그래서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

항상 부담이 가는 사랑

목숨까지 바치겠다며

허풍 떠는 사랑

누가 뭐래도 무조건적인 사랑

시를 쓰며 위로 하는 사랑

종이학을 접으며 기도하는 사랑

돈 없으면 못 만나는 사랑

일년에 한 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당신을 위한 동화

“형~~~ 하늘은 왜 파래..?”

“응.. 그건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파랗게 칠해 놓으셨기 때문이지…”

“왜 파랗게 칠했는데..?”

“파랑은 사랑의 색이기 때문이야…”

“그럼 바다도 그것때문에 파란거야..?”

“아니 건 하늘이 심심할까봐 하나님께서 친구하라고 그렇게 하신거야…”

“색깔이 같으면 친구가 되는거야..?”

“네가 영희랑 놀려면 같은 놀이를 해야지..?”

“응…”

“그런 것처럼 둘의 색깔도 같은거야…”

“우와~~~~~~~형은 정말 모든걸 다 아네. 도대체 형은 그걸 어떻게 다 알아.?”

“그건 형이 하나님과 친구이기 때문이지..”

“그럼 나도 하나님과 친구하면 모든걸 다 알 수 있어..?”

“그래…”

“이야 나도 그럼 형처럼 천재가 되겠네…헤헤”

우리 형은 천재다…

아빠. 엄마도 모르는 걸 형은 다 알고있다…

형은 늘 형보다 더 많은 걸 아는 사람이 있다했다…

형이 그러는 걸 보면 세상엔 정말 천재가 많은가보다…

그치만 내 주변엔 형보다 많은걸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우리 유치원 선생님도…

형만큼 똑똑하진 않다…

그분들은 언제나 내가 물어보는 질문에…

“글쎄… 넌 왜 애가 항상 이상한 것만 물어오고 그러니..”

라며 핀잔만 하니까…

아마도 그분들은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나보다…

그래…

자신들의 체면이 깎인단 얘길 했던것 같다…

체면은 참 비싼 것인가보다…

많은 사람들이 깎이지 않을려고 그러는 걸 보면…

참,

내일은 형한테 체면이 뭔지 물어봐야겠다…헤헤

우리 옆집에는 예쁜 영희가 산다…

영희는 장차 나의 신부가 될거다…히히

우린 이미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근데 영희랑 어제 싸웠다…

씨~~~

영희가 우리형더러 바보라고 놀렸다…

난 아니라고 했지만…

영희는 우리형이 꼴찌라며 바보라 그랬다…

꼴찌가 뭔지 몰라도 그리 좋은게 아니란 건 틀림없다…

그러니 우리형을 바보라 그러지…

영희는 참 나쁘다…

다신 영희랑 안 놀거라며 하늘에 맹세했다…

근데…

영희랑 안놀면 영희가 내 신부가 될 수 없는데…

어쩌지..?

형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물어봐야겠다…

“넌 이걸 성적표라고 들고왔니..?”

“…”

엄마 목소리가 커진걸보니 형이 또 성적표란 걸 들고왔나보다…

난 성적표가 싫다…

엄만 그 이상한 종이 조각에 찍혀나오는 숫자가…

늘 많다고 뭐라그런다…

이상하다…

분명 수는 클수록 좋은건데…

돈만해도 100원보단 1000원이 더 좋으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우리 엄만 형만큼 똑똑하지 않은가보다…

형이 알고있는 그 많은 것들은 알려하지도 않은채…

그 종이 조각만 보고 형을 혼내는 걸 보면…

언젠가 엄마 몰래 형의 그 성적표란 걸 본적이 있다…

“등수 : 53/54”

아하~~~

그러고 보니 형이 혼난 이유를 알 것 같다…

분명 54등을 놓쳤기 때문일것이다…

하긴 내가 봐도 아쉽다…

다음엔 형이 54등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형…꼴찌가 뭐야..?”

엄마에게 야단맞은 형이 들어오자 난 형을 보고 물었다…

“그건 가장 뒤에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뒤..?”

“그래…앞이 아닌 뒤에서 앞에있는 모든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

“그럼 꼴찌가 안좋은거야..?”

“글쎄…”

어…처음이다…

형이 글쎄라고 말한건 처음이다…

햐~~~ 형도 모르는 게 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안좋다고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그럼..?”

“어차피 누가해도 해야 하는 거라면 내가 하는것도 괜찮지 뭐…”

“왜 형이 하는데..?”

“그건 다들 싫어하기 때문이지..”

“음…모르겠다 이번엔..”

“언젠가 너도 크면 알게 될거야…”

형도 잘 모르는 거니까…

나도 잘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참…

“참 형…나 어제 영희랑 싸웠다..”

“왜..?”

“형이 꼴찌라며 바보래…그래서 내가 아니라 그랬지..”

“하하..그래서..?”

“다신 안 놀거라고 맹세했는데…”

“그랬는데..?”

“영희는 내 신부가 되기로 했는데 어떻게해..?”

“신부가 되기로 한 약속이 먼저니까 맹세는 효력이 없어..”

“그래..? 그치만 형보고 바보라 그래서 내가…”

“괜찮아… 하나님도 용서하실거야… 약속이 더 중요하잖아..”

“그치..? 약속한게 있으니까 지켜야겠지..?”

“그럼…”

히히…

형이 괜찮다 그랬다…

그럼 정말 괜찮은 거다 뭐…

하긴 정말 약속이 중요하니까…히히

내일 아침 일찍 영희랑 또 소꿉놀이해야지…

유치원에서 꼴찌가 뭔지 배웠다…

그러니까 그건 사람들 중에 가장 바보란 얘기였다…

으앙~~~~~~~~~

난 믿을 수 없다…

우리 형은 바보가 아니다…

형은 아무도 모르는 걸 알고 있다…

형은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

난 형이 우는 걸 한번도 본적 없다…아니…

한번은 본 것 같다…

언젠가 밤에 혼자 기도하며 우는 걸 본 적 있다…

“형 왜울어..?”

“으응…철수 아직 안잤구나..”

“응 근데 왜울어 형..?”

“아니 그냥…”

“으앙~~ 가르쳐 줘 형~~~”

“아니 형 친구때문에…”

“형 친구가 왜..?”

“형 친구가 집을 나갔는데 아직 연락이 없대…그래서 걱정돼서…”

“친한 친구야..?”

“으..응 그래 친한 친구…”

“이름이 뭐야..?”

“왜 민수라고 있어..”

“아랫동네 사는 그 키 큰 형..?”

“그래..”

“형 늘 그 형한테 맞고 그랬잖아..”

형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그래 어쩌면 형은 바본지도 모르겠다…

늘 형을 괴롭히던 사람을 위해 눈물까지 흘려가며 기도하다니…

치…

나같음 절대 안그런다…

그치만…그래도 난 우리 형이 제일 좋다..뭐

아니…

영희가 좀더 좋은가..?

헤~~~~~ 잘 모르겠다…

으앙~~~~~~~~~~

형이 병원에 누워있댄다…

엄마가 방금 병원으로 가셨다…

교통 사고라는 거라고 영희가 그랬다…

난 아빠가 와야 같이 가는데…

영희가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랬다…

죽는게 뭘까..?

형한테 물어봐야겠다…

영희는 영영 사라지는 거라 했지만 난 믿을 수 없다…

하나님 우리형 데려가지 마요…

아빠가 올때까지 울었던 것 같다…

사람들의 표정이 어둡다…

모두들 이상한 표정으로 우리형을 쳐다본다…

정말 싫다…너무 이상한 얼굴들을 하고 있다…

“철수야…”

형이 부른다… 날 부른다…

“형 죽는거야..”

“그래… 그런 거 같아…”

“형 죽지마… 형 죽으면 싫어…”

“너 죽는다는 게 뭔지나 알고 그래..?”

“으응~~”

난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뭔데 형..?”

“그건…사랑하는 사람의 맘속에 영원히 남는거야…”

“영원히..?”

“그래 영원히…”

“사랑은 뭔데 그럼..?”

“너 영희랑 함께 있으면 좋지..?”

“응..”

“떨어져 있음 같이 놀고 싶구 그러지..?”

“응..”

“그런 걸 사랑이라 그러는 거야..”

“그럼 나도 형을 사랑하는 거네…”

“그럼..”

“그러면 형은 이제 내 맘 속에 영원히 함께하는 거네..? ”

“그래…”

“그러면 형은 이제 학교도 안가고 나만 따라 다니는 거야..?”

“그래…널… 영원히 지켜보는 거야..”

“그럼 영영 가는거 아니지..?”

“그래…가서 하나님께 인사만 하고 올께…”

“그럼 빨리 갔다 와..”

“그래… 그럴께..”

한참을 지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내가 학교란델 다니기 시작할때…

첨엔 모두 거짓말인 것만 같았던 형의 말이 모두 사실임을…

그리고 형이 지금도 나와 함께 한단 사실을…

이건 영희한텐 비밀이지만…

어쩌면 난…

형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희보다도 더 말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누나와 나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힘겹게 거친 세상을 살아왔다.
누나는 서른이넘도록 내 공부뒷바라지를 하느라 시집도 가지 못했다.
학력이라곤 중학교 중퇴가 고작인 누나는 택시기사로 일해서 번 돈으로 나를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냈다.

누나는 승차거부를 한 적이 한번도 없다.

노인이나 장애인이 차에서내린 곳이 어두운 길이면 꼭 헤드라이트로 앞길을 밝혀준다.

누나는 빠듯한 형편에도 고아원에다 매달 후원비를 보낸다.
누나는 파스칼이 누구인지 모르지만,`남모르게 한선행이 가장영예롭다 는 파스칼의 말을 실천하고있다.
그런누나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운전 덤프트럭과 충돌해 두다리를 못쓰게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나에게는 너무나 큰불행이었다

여자쪽 집안에서는 내가누나와 같이 산다면 파혼하겠다고했다.
그녀도 그런 결혼생활은 자신이 없다고했다.
누나와 자신중에 한 사람을 택하라는 그녀의 최후통첩은 차라리 안들은 것만 못했다.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생각했던 그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줄은 상상도 못했다.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때쯤,어느 늦은 오후에 누나가 후원하는 고아원을 방문하기 위해서 누나와 나는 외출을 하게됐다.

그런데 길에 나가 1시간을 넘게 택시를 잡으려해도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는 그대로 도망치듯 지나쳐갔다.도로에 어둠이 짙게 깔리도록 우리는 택시를 잡을수가 없었다.
분노가 솟구쳤다.누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있었다.
그때였다.
택시한대가 우리 앞에 멈추더니 갑자기 차 뒤편의 트렁크가 열렸다.
그리고 운전사 자리에서 기사가 내리는데,놀랍게도 여자였다.

내가 누나를 택시에 안아 태우는동안 여기사는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었다.
고아원에 도착하자 캄캄한 밤이었다.

휠체어를 밀고 어두운 길을 가는 동안, 여기사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길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나는 지금 아름다운 두 여자와 살고 있다.
나는 그 여자 택시 기사와 결혼해 누나와 함께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여배우 이야기

거의 10여년전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텔레비젼을 통해서 이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전세계의 유명한 스타들이 모두 화려한 의상을 입고 모여서 시상을 할때마다 감사의 소감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전세계 위성을 통해서 시청자들이 생중계로 보고 있구요.

여우조연상을 발표할 때였습니다.

이미 다른 부분에서 화려하고 수려한 배우들이 시상을 끝내고 수상소감을 멋드러지게 끝내고 내려간 다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여우조연상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후보자중에서 뜻밖에 아주 외소하고 인물도 잘나지도 못하고 나이도 많을 뿐더러 별로 주목받던 화려한 배우도 아닌 배우가 수상자로 지목받게 되었습니다.

이 배우는 주로 악역을 전문으로 하거나 성격이 특이한 독특한 배역을 맡았던 배우였습니다. (정확히 이름이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그 배우는 천천히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며 연단으로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어떤 수상소감을 발표할 것인가 궁금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수상트로피를 받아들고 연단에 다가서서 수상소감을 말하려고 할때 전세계의 시청자들은 그녀의 입술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천천히 그러나 매우 강하게 말하였습니다.

“전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딱 이말만 하고는 그녀는 트로피를 든 손을 하늘높이 번쩍 쳐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눈시울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도하게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한동안 이 뜻밖의 말을 듣고 머물러 있던 연회장에 있던 수백명의 사람들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진심어린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조연으로서 충실히 연기를 하였으며, 화려한 주연의 그늘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는 지. 그리고 그 역할로 인해 얼마나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이 훌륭하게 되었는 지를.

비록 그녀가 나이가 들고 인물이 못났고 외소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순간 수많은 관중들을 압도하였고 수천만명의 시청자들을 동시에 감동받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수상소감은 많은 다른 배우들의 그것들과 달리 겸손한 구석은 전혀 없으며 어떻게 보면 참으로 건방진 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누구도 그녀의 자격을 의심하지 못할 만큼 그녀는 관중을 완전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쌓아온 노력으로….

입맛춤

의사인 나는 이제 막 수술에서 회복된 어떤 여성환자의 침상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수술후에도 옆얼굴이 마비되어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얼핏보면 어릿광대같은 모습이었다. 입의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 한가닥이
절단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녀는 평생동안 그런 얼굴를 성형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뺨에서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수술 도중에
어쩔수없이 신경 한가닥을 절단해야만 했다.

그녀의 젊은 남편도 그녀를 내려다보며 환자옆에 서 있었다.
저녁 불빛 속에서 그들은 마치 내 존재를 잊은양 열심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는 생각했다.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길래 비뚤어진 얼굴을 해 갖고서도 이토록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걸까?

이윽고 그녀가 내게 물었다.

“제 입은 평생동안 이런 모습으로 있어야 하나요?”

내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신경이 끊어졌기 때문이지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무말이 없었다. 그때 그녀의 젊은 남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그 모습이 좋은데 뭘. 아주 귀여워보인다구.”

그 순간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았다. 그는 신과 같은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차마 그를 똑바로 쳐다볼수 없어서 나는 바닥에 시선을 떨구었다.

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남자는 아내에게 입을맞추기 위해 잔뜩
비뚤어진 입을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아직도 입맞춤이 가능하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달팽이의 반쪽 사랑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의 이야기 입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숲속 구석에는 달팽이 한마리와 예쁜 방울꽃이 살았습니다…

달팽이는 세상에 방울꽃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 도 기뻤지만 방울꽃은 그것을 몰랐습니다 토란 입사귀 뒤에 숨어서 방울꽃을 보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얼른 숨어버리는 것이 달팽이의 관심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아침마다 큰 바위 두개를 넘어서 방울꽃 옆으로 와선, “저어 ,이슬 한방울만 마셔도 되나요..? ” 라고 하는 달팽이의 말이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비바람이 몹시 부는 말에 방울꽃 곁의 바위 밑에서 잠못들던 것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속에서 자기 몸이 마르도록 방울꽃 옆에서 있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민들레 꽃씨라도 들을까봐 아무말 못하는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숲에는 노란 날개를 가진 나비가 날아 왔습니다..

방울꽃은 나비의 노란 날개를 좋아했고 나비는 방울꽃의 하얀 꽃잎을 좋아했습니다..

달팽이에게 이슬을 주던 방울꽃이 나비에게 꿀을 주었을때에도 달팽이는 방울꽃이 즐거워 하는 것만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다른 이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그를 자유롭게 해주는거야. ” 라고 민들레 꽃씨에게 말하면서, 까닭모를 서글픔이 밀려드는 것 또한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방울꽃 꽃잎 하나가 짙은 아침 안개 속에 떨어졌을 때..

나비는 바람이 차가워 진다며 노란 날개를 팔랑거리며 떠나갔습니다. 나비를 보내고 슬퍼하는 방울꽃을 보며 클로우버 잎사귀 위를 구르는 달팽이의 작은 눈물이 사랑이라는 것을, 나비가 떠난 밤에 방울꽃 주위를 자지 않고 맴돌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져 버리고 방울꽃은 이제 하나의 씨가 되어 땅위에 떨어져 버렸을 때,흙을 곱게 덮어주며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 이제 또 당신을 기다려도 되나요..? ” 씨앗이 된 방울꽃은 그때서야… 달팽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남진경 – 연인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답니다.

그둘은 핸드폰으로 매일 사랑을 나누고 주말이면 꼭 경춘선을 타고 여행을 했다고 합니다.
둘이 처음 만난것이 강촌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였으니까요 .

그러던 어느날, 여인이 헤어지잔 말을 했답니다.

그것도 뜬금없이….. 예고도 없이…

남자는 그런 갑작스런 이별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술로 보내야 했고,, 그녀를 찾아 집앞을 서성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이 생겼으니 자신을 잊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3년을 사랑해 온 그녀는 그런 여자 아니었으니까요.
그는 한번은 그녀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고 매일을 그녀의 집앞에서 서성였습니다.

그러기를 일주일 그녀를 태우고 집을 떠나는 빨간 스포츠카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그런 여자였는가 보다, 결국 돈이었나.
그녀는 형제가 많은 집의 장녀였고, 그의 아버지는 어려운 중소기업의 사장이었으니까요.

그는 그녀를 잊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녀를 사랑하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두달뒤,
그녀의 여동생이 찾아왔습니다.

“언니는 오빠를 버린게 아니예요,
 언니는 오래지 않아 죽게될 자신때문에 오빠에게 거짓말을 한거예요,”

그렇담 스포츠카의 그 남자는

“언니는 오빠를 체념시키기 위해 친구의 오빠에게 연극도 부탁했어요…

 흑흑.. 더이상 오빠가 보고싶어도 참는 언니를 볼 수가 없어요.
 언니는 매일밤 오빠와 찍은 사진을 보고 오빠가 남긴 삐삐 멘트를 하루에도 수없이 들어요…..”

그는 달려갔습니다. 그리곤 그녀를 나무랐습니다.

자신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느냐고… 그리고 둘은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며칠 후 둘은 예전처럼 경춘선을 탔습니다.

그녀의 병이 걱정 됐지만 수술전에 둘만의 추억여행을 가고 싶었습니다.

둘은 강촌에서 예전처럼 자전거를 탔습니다.
둘이 같이 패달을 밟아야만 앞으로 가는 자전거 둘은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녀가 힘들어 했습니다.
그는 그녀가 잠시 쉴 수 있도록 해주고 그 혼자 자전거를 반납하러 갔습니다.

그러나,,,
삼십분이 지나고,, 한시간이 지나고 반나절이 지나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치어 죽고 만것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그녀는 오열했습니다.
자신보다 먼저 가버린 그를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를 두고 가다니…
나를 두고…
나를…

그녀는 마침내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도 그것을 원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수술경과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그녀의 병은 완쾌될 수 없는 병이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전화기로 그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그의 삐삐멘트를…

할아버지의 사랑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돌아 가셨습니다.

할머니는 시골의 어느 공원묘지에 묻혔습니다.

이듬해 나는 방학을 이용해서 그 근처의 친척집엘 갔습니다.

우리가 탄 차가 할머니가 잠들어 계시는 묘지의 입구를 지나갈 때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아무도 안보는 줄 아셨는지 창문에 얼굴을 대시고 우리들 눈에 띄지 않게 가만히 손을 흔드셨습니다.

그때 나는 사랑이 어떤것인지 처음 깨달았습니다.

친구에게

네가 내가 아니듯 나 또한 네가 될 수 없기에
네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녜 전부를 알지 못한다고
노여워하지 않기를….

단지 침묵 속에서도 어색하지 않고
마주잡은 손짓만으로 스쳐가는 눈길만으로 대화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하기를…

기쁨을 같이 나누어도 아깝지 않고
슬픔을 함께하여도 미안하지 않으며
멀리 있다고 하여도 한동안 보지 못한다 하여도
네가 나를 잊을까 걱정되지 않으며
나 또한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또렷해져 내 맘속에 항상 머물기를…

어느날 너의 단점이 발견되었다고 너의 인격을 무시하지 않으며
네가 성인 군자 같은 말만하고 행동하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다만, 내가 외로울 때 누군가를 원할 때
단지 내가 혼자 있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귀찮아 하지 않고
내 곁에 다가올 수 있기를…

내게 비워져 있는 마음 한구석에 네가 들어오고
비워져 있는 마음 한구석에 내가 들어가고
네가 나보다 더 곱다고 나보다 한결 지혜 있다고
가끔 질투는 할지 모르나 미워하지 않기를…
너 또한 그것을 미소로서 받아줄 수 있기를…

그리고 네가 사랑에 빠졌다고 하여 내게 향한 우정은 변치 않기를….
나 또한 축복할 수 있기를…

세상은 너무 험하고 우리는 아직 어리기에 수많은 고통과 상처 속에서
몇 날 밤을 지세울지 모르나
너로 인하여 그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너로 인해 내가 존재하고 나를 통해 너를 확인할 수 있기를…

먼 훗날 우리가 죽음 앞에 서라도 친구여 사랑한다.
이 세상 끝까지…